반도체 검사용 부품 전문기업 리노공업 주가가 새해 들어서만 20% 넘게 뛰며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한 반도체 랠리의 온기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퍼진 데다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리노공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노공업은 전날 9.61% 오른 7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만6000원까지 상승해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441억원과 2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가 24.88% 급등했다.
주가가 오르자 상당수 개인투자자도 평가이익을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리노공업 투자자 5797명의 평균 매수가와 수익률은 각각 5만5574만원과 35.5%다. 개인투자자들은 리노공업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주가가 굴곡이 있지만 장기 투자한 사람들이 결국 승리하네요"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모아가고 싶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용 소켓과 핀 등의 부품을 생산한다. 소켓은 반도체 테스트 패키지용 장비의 소모성 부품이다. 핀은 반도체나 인쇄회로기판의 전기적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소모성 제품이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전날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 속 메모리 '슈퍼 사이클' 온기가 소부장 대장주인 리노공업에도 전달된 모습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쉬어가는 구간에서 코스닥시장의 소부장 대장주를 모아가려는 수급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노공업은 AI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로 지난해에만 57.17%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을 중심으로 AI 칩 제작이 진행되면서 리노공업의 IC 테스트 소켓 수요가 증가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리노공업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보다 18.14%와 19.87% 늘어난 4299억원과 204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AI 관련 정보기술(IT) 기기 출시가 많아질수록 IC 테스트 소켓 전방 시장이 확대되고, 오는 4분기 예정된 생산능력(CAPA) 증설과 공장 이전은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추론 및 주문형반도체(ASIC) 시장 확대는 리노공업의 고성능 IC 테스트 소켓 수요 증가와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 상승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리노공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 초기엔 테스트 소켓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휴머노이드에는 ASIC 이외 다수의 반도체를 동시에 탑재하는 만큼, 파일럿 생산과 양산 검증 과정에서 테스트 공정의 중요도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보급 초기에는 개발·검증용 물량과 반복 테스트 비중이 높아 출하 대수보다 테스트 소켓 수요가 먼저 증가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ASIC, 고집적 패키징 확산과 함께 테스트 난이도와 단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