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도 실거주 안 하는데 우리가 투기꾼?"…뿔난 1주택자들

입력 2026-01-27 10:21
수정 2026-01-27 18:30


정부가 실거주하지 않는다면 1주택자라도 보유세와 양도세 등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과 서울시장도 업무상의 이유로 보유한 주택에 실거주를 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기업과 정부 부처 지방 이전으로 상당수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도 실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 부처는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보유세 개편 방안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양도세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차감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제도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보유 기간과 실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높은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보유세는 종부세 상향, 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율 차등적용 등이 필요한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은 물론,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며 1주택자 증세에 불을 지켰다. 그는 “장특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며 “1주택도 1주택 나름.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대통령의 발언과 정부의 세제개편안 검토 방향이 1주택자까지 조준하고 있는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당수 실수요자가 업무와 자녀들 교육 등 다양한 이유로 보유한 집에 실거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상당수 고위공직자들은 본인 집에 실거주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대통령 내외는 부부 공동명의로 경기도 성남 분당구 수내동에 ‘양지마을 금호1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거주하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서 생활한다. 오세훈 서울 시장 역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남동 공관에서 거주한다. 모두 업무상의 이유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비거주 사례다. 보안, 비상대기, 이동 효율성 등 직무의 특수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도 보유 주택은 놔두고 지역구 내 전월세를 얻어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보유주택에 실거주하지 못하는 사례는 국토교통부 재정경제부 등 공무원 사회에서도 흔한 일이다. 국토부 산하 한 공기업 관계자는 “본사 이전 지역에 집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순환보직 특성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전세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직장인들도 자녀 교육과 개인적 사정에 따라 자기가 소유한 집에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와 공무원들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관사에 사는 상황이 허다하다”며 “일반 국민들에게 ‘비실거주=투기’라며 불이익을 준다면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시장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안정화 대책 없이 실거주 의무만 부여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