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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모든 금원을 일컫는다. 명칭이 무엇이든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면 임금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기본급, 근속수당, 시간외근무수당 등의 많은 항목은 임금으로 본다. 반면, 실비변상 성격의 돈이나 지급 의무 없이 주는 호의적인 금품 등은 임금이 아니라고 본다.
최근 노동 현장에서 기업이 주는 경영성과급이 임금인지 여부가 치열한 법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퇴직자들이 경영성과급을 포함한 퇴직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이 잇따르고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기업들은 과거 지급된 성과급에 대한 소급분까지 정산해야 할 수도 있는 막대한 재정적·법률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변화하는 판례 기류, 하급심의 혼선
전통적으로 판례는 근로자 개인의 근로 제공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보아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부정해 왔다. 경영 성과가 시장 상황이나 경영진의 결단 등 외부 요인에 좌우된다는 점을 들었다. 기업의 성과는 근로자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시장 상황, 대외 경제 여건,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 등 외부 변수에 의해 좌우되므로 이를 근로 제공의 직접적인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대법원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하며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비록 사기업과 공공기관의 특수성은 다르지만, 임금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는 대법원 취지가 하급심으로 확산했다.
사기업 성과급에 대해서도 엇갈린 판결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하급심은 성과급이 구성원 전체의 '집단적 협업'에 의한 결과물이라며 임금성을 인정하는 쪽과 여전히 경영 성과의 우연성과 변동성을 강조하며 이를 부정하는 쪽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급심 법원들이 특정 회사의 성과급을 임금으로 판단할 때 주목하는 실무적 지표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임금성 인정되는 실무 요인은
첫째, 지급의 관행화와 고정성이다. 경영 실적과 관계없이 관행적으로 지급되는 '최소 금액'이 존재하는 경우다. 이는 경영성과급이 경영성과에 따른 유동적 금원이 아니라 고정적 급여로 비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둘째, 지급 조건의 확정성과 의무성이다. 지급 기준이 사전에 확정돼 경영진의 지급 여부나 지급 액수에 관한 재량이 배제된 경우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구체적인 지급 기준이 명시되어 있고 그 지급 기준에 해당하면, 재량의 여지 없이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인정된다. 이에 따라 임금으로 인정될 확률도 높아진다.
셋째, 구성원들의 인식이다. 채용 시 성과급을 사실상 연봉의 일부로 제시하는 등 구성원들이 '당연한 급여'로 인식하게 한 경우다. 이러한 내부 구성원들의 인식은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 경영성과급을 인사고과에 따라 개인별로 차등 지급하는 폭이 크거나 급여에서 경영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임금 판단 가능성을 높인다. 경영성과급이 근로 제공의 양과 질에 관련된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
대법원이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이 문제가 된 일부 케이스에 대해 곧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 법리 변경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이 아니라고 생각한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이 인정될 경우 퇴직자의 퇴직금 청구 소송처럼 법적 리스크가 생긴다. 재직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런 법적 불확실성은 기업의 유연한 보상 체계 자체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본래 경영성과급은 성과를 공유해 근로자의 동기를 부여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변적 보상 성격이 강하다. 이를 일률적으로 임금이라 단정 짓는다면 기업은 경영 실적에 연동된 인센티브마저 경직된 '고정 비용'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는 기업이 성과급 제도 축소나 보수적 운영을 선택하게 만들어 선순환 구조를 저해하고 노사 모두가 손해 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과거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논란이 우리 산업계 전반에 막대한 혼란을 야기했던 전례를 기억해야 한다. 경영성과급 임금성 분쟁 역시 그 파급 효과는 당시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현재 운영 중인 성과급 제도의 법적 근거를 면밀히 진단하고, 지급 관행이 임금으로 오인될 소지는 없는지 법률적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제도 취지에 맞게 운영 방식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전문적인 제도 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