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6일 18: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기금운용계획에서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는 기계적 리밸런싱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최근 수년간 기금 운용 성과로 자산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도 제1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점검’ 안건을 보고받은 뒤, 이를 반영한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개선방안(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2026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4%에서 14.9%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도 목표 비중과 동일한 수준으로, 최근 국내 증시 여건과 기금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 및 기존 기금 운용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해외주식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소폭 늘려 균형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올해 해외주식 목표비중은 당초 계획인 38.9%에서 37.2%로 1.7%포인트 조정된다.
기금위는 특히 최근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전략적 자산배분(SAA, ±3%포인트) 허용범위를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이뤄지는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시장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반복적인 리밸런싱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매도·매수로 국내 증시에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급격히 불어난 기금 규모가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2019년 약 713조원 규모일 당시 마련된 리밸런싱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말 기준 기금 규모는 약 1438조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리밸런싱 규모 역시 그만큼 커져,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고려됐다. 기금위는 이러한 환경에서 시장 상황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적정한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를 설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당분간 리밸런싱을 유연하게 운용하기로 했다.
기금위는 상반기 동안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한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뒤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향후에도 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허용범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최근 3년 연속 높은 운용 성과로 기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며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해 왔다”며 “기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 만큼, 수익성과 함께 시장 영향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