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비 "韓, 재래식 방위 주도해야"…안규백 "전작권 전환 필수"

입력 2026-01-26 17:58
수정 2026-01-27 00:43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26일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차례로 만나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 동맹 현안을 논의했다. 콜비 차관은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비 차관은 조 장관과의 조찬 회동에서 한국이 모범 동맹으로서 자체 국방력 강화 등을 통해 한반도 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의 호혜적·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도출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조속한 시일 내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콜비 차관과 안 장관의 만남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의 새 국방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국방전략에는 한국이 자체 대응하기 어려운 북한 핵 공격 등을 방어하기 위한 핵우산 제공 등 확장 억제 지원은 유지하겠지만 재래식 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은 한국이 맡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 장관은 콜비 차관에게 “한국군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구현하기 위해 전작권 전환이 필수”라며 “이를 위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국방부는 회담이 끝난 뒤 “양측은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협력이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 주도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한·미 군사동맹을 한층 격상시키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다”며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위 실장과도 만나 한·미 동맹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비 차관은 이날 세종연구소 초청 연설을 통해서도 한국의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이 일방적인 의존이 아니라 공동 책임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명확한 현실 인식과 공정한 분담은 억제력을 지속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증액하고 재래식 방위에 대한 책임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현명하고 현실적인 판단”이라며 “대한민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잘 이해하고 있고, 한·미 동맹을 장기적으로 더 튼튼하게 만드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콜비 차관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이 더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필리핀 한반도 등지에 분산된 군사 태세를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주한 미군의 역할을 북한을 넘어 대중 견제까지 넓히겠다는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언급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