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계열사들이 지난해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합작했다는 소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692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375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전담하는 계열사다. 대만 TSMC가 고객사의 설계에 따라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것처럼, 바이오 의약품을 대신 제조해준다. 작년 영업이익률이 45%로 삼성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높다.
바이오 복제약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잇달아 선보이며 글로벌 바이오 복제약 시장 3~4위권으로 발돋움했다. 최근엔 ‘한국형 빅파마’를 목표로 내걸고 바이오 신약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건 15년 전이다. 2010년 5월 사장단 회의에서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삼성의 주력 상품도 10년 이내에 따라잡힐 수 있다”며 신사업 진출을 선언했고, 이듬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범했다. 씨앗은 이 선대 회장이 뿌렸지만, 바이오 사업을 글로벌 비즈니스로 키운 주역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성공방정식을 바이오 분야에 적용했다. 삼성이 강점이 있는 제조에 사업의 초점을 맞췄고, 경쟁사를 압도하는 연평균 3조원대 시설투자로 꾸준히 격차를 벌려 나갔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량 기준 세계 1위다. 투자 빙하기였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린 효과를 톡톡히 봤다.
10년이 아니라 2~3년 만에도 산업 지형도가 휙휙 바뀌는 요즘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인공지능(AI) 혁명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부침이 부쩍 심해졌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로운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우리 기업들에 박수를 보낸다. 정부도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규제 혁파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우리 기업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