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은 캄보디아 국적"…120억 사기부부 진술

입력 2026-01-26 17:32
수정 2026-01-27 11:33
캄보디아에서 120억원대 로맨스스캠 범행을 주도한 ‘부부 사기단’이 최근 현지 교도소에서 조직 총책을 만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인물이 캄보디아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송환에 난항이 예상된다.

26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강모씨(32)와 안모씨(29)는 "지난 1월 16일 캄보디아 교도소에서 수감돼 있는 한국인 총책 김씨를 만났다. 김씨가 자신은 사흘 뒤 'VIP 교도소'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또 "김씨는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지난 23일 국내로 강제송환된 후 지난 주말 내내 고강도의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강씨와 안씨가 가담한 이 조직은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캄보디아 보레이 지역 범죄단지에서 로맨스스캠 투자 사기 수법으로 104명으로부터 약 12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총책으로 지목된 김씨(35)는 범죄단지 임차부터 조직원 모집·관리까지 범행 전반을 총괄한 인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강씨 진술을 토대로 김씨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범죄인 인도 청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캄보디아 국적을 보유한 경우 현지 당국이 인도 요청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 양국 간 범죄인인도협정에는 ‘자국민 불인도 원칙’이 명시돼 있다.

김씨가 캄보디아 국적자이면 한국 정부가 외교적 협의를 통해 신병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국가적 범죄조직 프린스그룹의 회장 천즈(39) 역시 캄보디아 국적자였지만 중국 정부의 외교적 압박 끝에 국적이 박탈된 뒤 지난달 중국으로 추방됐다.

울산경찰청은 부부를 포함해 이 조직에 가담한 조직원을 50명 이상 검거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부부를 상대로 범행 경위와 과정 등을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술 내용이나 사실관계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