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160억달러 늘었다...13년 만에 역대 최대 증가폭

입력 2026-01-26 17:40
수정 2026-01-26 17:41
지난해 말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달 만에 160억 달러 가까이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194억3000만 달러다. 11월 말보다 158억8000만 달러 늘었다.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하고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은 2012년 6월부터 발표됐다. 통계 존재 이후로 가장 큰 증가폭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달러화예금, 유로화예금, 엔화예금이 모두 늘었다. 달러화예금은 외국인의 국내기업 지분취득 자금과 수출입 기업의 경상대금,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등이 예치되면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전월말 대비 83억4000만 달러 늘었다.

유로화예금은 연초 지급예정인 경상대금 일시 예치가 증가 원인이다. 경상대금 일시 예치는 일부 외국계 기업 등이 외화로 받을 돈을 미리 은행에서 할인받아 현금으로 만들고 그 돈을 잠시 은행에 맡겨두는 것을 말한다. 향후에 지출할 자금을 미리 확보해둔 것이다. 유로화예금은 전월말 대비 63억5000만 달러가 늘었다. 엔화예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긴 돈이 엔화로 예치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전월말 대비 8억7000만 달러 늘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한 달 만에 140억7000만 달러 늘어 1025억 달러다. 개인예금은 18억2000만 달러 늘어 169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예금은 140억7000만 달러라는 큰 상승액으로 전체 외화예금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예금도 늘었는데 달러 강세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환율 변동성에 대한 방어 심리도 동시에 작용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전월말대비 127억6000만 달러 늘어 예금 잔액이 1016억 달러다. 외은지점은 31억3000만 달러 증가해 17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외화예금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국내 외환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는 뜻이다. 환율이 급변동할 때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개인과 기업이 원화 자산보다 외화를 보유하기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진다면 환율 하락 속도가 늦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