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상장 막히자…대기업 '부채 조달' 몰린다

입력 2026-01-26 16:37
수정 2026-01-27 10:14
이 기사는 01월 26일 16: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기업들 계열사 상장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부채시장으로 자금조달 요구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은 대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유상증자 외에 뚜렷한 자금조달 방법이 없는 가운데, 회사채와 주가주식스와프(PRS) 등 부채를 일으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PRS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커졌다. PRS는 대주주의 주가 희석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차입하는 수단이다. 실질은 부채이지만 회계상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SK온, 롯데케미칼, 효성, LG화학 등 자금조달이 시급한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자금을 빌렸다.
SK온은 기업공개(IPO)에 실패하자 국내 대형 금융, 증권사와 PRS계약을 맺어 1조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2.46%를 담보로 2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케미칼과 효성화학은 각각 자회사 지분을 담보로 1조2500억원, 3964억원을 조달하는 총 10조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계열사 중복상장이 중단되면서 PRS를 비롯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IPO와 유상증자를 제외하고 조단위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다만 로봇과 2차전지 등 초기 투자비가 크고 수익 가시성이 낮은 신사업을 부채로 조달할 경우 재무 리스크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사업들은 기술 변화와 정책 변수에 따라 장기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는 데다, 투자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비용 부담까지 겹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차환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