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테마에 올라탄 2차전지 업종을 놓고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잇단 계약 해지 충격에 투자심리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로봇용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오면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2차전지주를 모은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16.1% 급등했다. 이 기간 삼성SDI(38.4%) 포스코퓨처엠(14.4%) LG에너지솔루션(11.8%) 엘앤에프(26.2%) 등도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가 연이어 대규모 계약 백지화 소식을 전하며 KRX 2차전지 TOP10 지수가 7% 넘게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2차전지 종목은 로봇산업 발전에 따른 수혜 업종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연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6'을 계기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로봇의 에너지원으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로봇산업 발전에 따라 배터리 분야가 수혜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로봇의 구동 시간을 늘리기 위해 무거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삼원계(NCM) 계열 배터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업계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겨냥한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028~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휴머노이드 로봇용 첨단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2월 현대차·기아와 로보틱스랩과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단기 급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실제 로봇 관련 2차전지 수요 규모는 미미할 것"이라며 "로봇이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규모를 대체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봇 시장에서 발생하는 2차전지 수요는 2030년 약 12.8GWh 규모로 추정된다"며 "전체 2차전지 수요 중 2030년의 0.46%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2차전지 업종 전망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미국 내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중단 후 감소 추세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