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을 맡아 검찰 구형(15년)보다 높은 징역 23년형을 선고한 이진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33부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2기·사진)의 판결과 소송지휘가 법조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과도한 소송지휘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재판 중계 시대에 걸맞는 소송지휘와 판결로 사법부 신뢰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 마산 출신인 이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003년 수원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등 사법부 내 ‘요직’을 거쳤다.
이 부장판사는 재판 과정에서 단호한 소송지휘권을 잇달아 행사해 주목받았다.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고 유튜브 방송에서 재판부를 모욕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이하상·권우현 변호사에게 감치를 명령한 게 대표적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우리도 비상계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자 “비상계엄에 반대한 국무위원도 있었는데 증인은 그 자리에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무죄추정 원칙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소송지휘가 재판 과정의 질서를 중시하는 이 부장판사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 본류’ 사건을 맡은 지귀연 부장판사(31기)가 질서보다 절차적 공정성을 중시해 변호인들의 변론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이례적으로 선고 이후 양형 이유를 6쪽에 걸쳐 밝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각종 논란이 있었던 만큼 양형 이유를 최대한 상세히 적시해 국민에게 설명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