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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미래 도시로 재건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다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재원 조달 문제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 대통령 사위이자 부동산업자인 재러드 쿠슈너는 가자지구의 미래 구상을 담은 구체적인 재건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고층 건물과 동심원 형태로 배열된 아파트 단지 이미지가 담긴 슬라이드를 제시하며 전쟁 폐허 속에서 ‘새로운 가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슈너가 공개한 조감도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지중해 연안은 관광지로 지정돼 해안을 따라 고층 타워 180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내륙에는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시설이 조성되고, 사이사이에 공원과 스포츠 시설이 들어선다.
주거지역은 ‘뉴 라파’로 불리는 구역에 계획도시 형태로 조성된다. 이 주거지는 가자지구의 어느 국경선과도 직접 맞닿지 않도록 설계됐다.
쿠슈너는 향후 100일 동안 상·하수도와 전력 시스템, 병원 등 기본 인프라를 복구하고 가자지구로 유입되는 물동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구상에 대해 “훌륭한 계획이 될 것”이라며 “가자가 비무장화되고, 적절하게 통치되며, 아름답게 재건되도록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절반 이상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슈너는 이스라엘 통제 지역부터 재건을 시작하자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을 이스라엘이 영구 점령 가능성을 우려하는 중동 국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이 확보될지도 불투명하다. 가자지구 재건을 목표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위원회가 출범했지만, 가자지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통치할지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여전해 재건 사업에 자금을 대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국가는 아직 없다.
쿠슈너는 계획 실행에 필요한 총비용은 제시하지 않은 채 민간 투자자들에게 투자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소식통은 WP에 “트럼프는 ‘공짜 점심’을 원하는 것 같은데, 많은 국가가 미국이 돈을 내지 않는 한 돈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