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식 독단 끝내야"…민주당 지도부 내홍 폭발

입력 2026-01-23 14:12
수정 2026-01-23 14:1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카드를 꺼내 든 지 하루 만인 23일, 당 지도부가 정면 충돌하며 내분이 전면화됐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공식 사과와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같은 날 오전 여권 스피커로 불리는 김어준 씨가 정 대표의 결단을 옹호했지만, 지도부 내부 반발은 오히려 격화되는 양상이다.

최고위원들은 회견 내내 격앙된 어조로 ‘절차 무시’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당원들이 선출한 최고위원들조차 전날 오전 9시 30분 회의 직전까지 합당 제안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발표 20분 전에야 통보받았고, 대다수 의원은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하루 전인 21일 이미 설명을 들었다는 점을 들어 “상대 당 지도부는 미리 알고, 우리 당 지도부는 까맣게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최고위원들은 ‘당원주권’이라는 명분에도 정면으로 반발했다. 이들은 “말로는 당원주권을 이야기하면서 당대표가 일방적으로 운명을 결정해 놓고, 당원에게는 O·X만 선택하라는 것이 정청래식 당원주권이냐”며 “명백한 월권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합당 제안이 마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비치게 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최고위원들은 “확인 결과 전날 발표는 대통령실과 사전 공유된 사안이 전혀 아니다”라며 “홍익표 정무수석과 우상호 전 수석을 통해서도 확인된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뜻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대통령을 정치적 논란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정 대표의 돌발 제안이 정부 성과를 가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고위원들은 “그 ‘단순한 제안’ 때문에 이재명 정부가 국민과 약속한 역사적인 ‘코스피 5000 돌파’ 뉴스가 묻혔다”며 정무적 판단 미숙을 지적했다.

당분간 갈등 봉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고위원들은 ▲당대표의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 ▲합당 논의 과정의 진상 공개를 요구하며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당원 투표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정 대표와 ‘절차적 민주성’을 앞세워 제동을 거는 최고위원들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