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열 수험생들에게 ‘수학’은 늘 애증의 대상입니다. 수학의 등급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최저자격 달성에 큰 도움을 얻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버릴 수는 없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논술 글쓰기 영역으로 들어오면 역전된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국어에 비해 오히려 수학을 잘하고, 글쓰기보다는 수식을 쓰는 것이 더 친밀할 수 있는 학생들입니다. 그런 경우 인문 수리논술은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확실한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수리논술이 학생 본인의 부족한 글쓰기 부분을 보강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지요. 오늘 이 시간에는 주요 대학별 수리논술 출제 경향을 분석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합격의 문에 다가설 수 있을지 정리해드립니다.
1. 대학별 출제 경향: “우리 대학은 이런 수학 능력을 원한다”
대학마다 수리논술을 활용하는 방식과 난이도는 천차만별입니다.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수학 실력이 곧 합격인 ‘고난도 유형’(한양대·건국대) 한양대(경영경제)와 건국대(경영경제)는 수리논술의 비중이 무려 50%에 달하며 난이도 역시 ‘최상’으로 꼽힙니다. 단순한 계산을 넘어 수학적 추론과 서술형 답안 작성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건국대는 경제수학 산술 능력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므로 수학적 기초가 탄탄한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예시) 한양대 25수시 기출문제(경영경제 계열)
[문제 2]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50점)
1. 다음과 같이 세 함수가 주어져 있다.
3. 다음 조건을 만족시키는 모든 수열 에 대하여 의 최대값 M과 최소값 m을 구하시오.
2) 인문학적 사고와 수리의 결합 ‘통합형 유형’(연세대·이화여대·숭실대) 연세대는 수리적 풀이 결과를 바탕으로 인문 제시문을 연결하거나 비판하는 능력을 봅니다. 이화여대와 숭실대는 ‘경제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단순 수학 문제라기보다 환율, 탄력성 등 경제 원리를 수학적으로 풀어내는 힘이 중요합니다.
예시) 이화여대 25수시 기출문제(인문2계열)
[문제 3] 제시문 [Ⅲ]과 아래 설명을 참조하여, A기업의 금년도 이익을 계산하고 재무성과를 평가하시오. [15점]
3) 자료 해석 중심의 ‘기초 유형’(중앙대·경희대) 경희대(사회계열)는 자료 해석에 활용되는 기초적인 수준의 수학을 출제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습니다. 중앙대는 난이도는 ‘중’ 수준이지만, 20%의 배점 안에서 정확한 답안을 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시) 중앙대 25수시 기출문제(경영경제계열)
● 다음 상황에 기초하여 문제에 답하시오.
한 음악 평론가는 새롭게 발표된 노래 한 곡을 듣고, 다음 두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면 작곡가 A가 작곡한 노래라고 판정한다. 새롭게 발표된 이 노래는 작곡가 A 아니면 작곡가 B가 작곡했고, 두 기준은 서로 독립적으로 적용된다고 가정한다.
· 기준 1 : 새로운 노래의 마지막 2개 소절 중 1개 소절 이상이 예전에 A가 작곡했던 노래의 소절과 유사하다.
· 기준 2 : 새로운 노래의 후렴구 길이가 44초 이상 58초 이하다.
[문제 3] 새로 발표된 노래가 실제 A가 작곡한 노래인 경우 음악평론가가 이 노래를 A가 작곡한 노래라고 판정할 확률은 p이고, 실제 B가 작곡한 노래인 경우 이 노래를 A가 작곡한 노래라고 판정할 확률은 q라고 하자. 이때 p가 q의 배 이상이 될 a의 최소값을 오른쪽 표준정규분포표를 이용하여 구하시오. [20점, 원고지 작성법을 준수할 필요 없음]
2. 한눈에 보는 수리논술 서술형 출제대학 (서울 및 수도권 중심)
수리논술을 출제하는 학교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문논술의 수리논술은 자연계 수리논술과 달리 전체 배점 비중이 낮으며, 문제 또한 더 평이합니다.
3. 실패하지 않는 인문 수리논술 대비 전략
① “수학 1번 문제가 당락을 가른다”
감점 없는 서술 연습 인문 수리논술은 정답만 맞히는 시험이 아닙니다. 풀이 과정이 논리적이지 않으면 감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평소 수능 문제를 풀 때도 풀이 과정을 정갈하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② “경제 교과서를 펼쳐라” - 필수 개념 정리
이화여대·건국대·숭실대 등을 목표로 한다면 ‘경제’ 과목의 핵심 개념(수요와 공급, 기회비용, 환율, 금리 등)을 정리해둬야 합니다. 수학 실력이 좋아도 용어와 원리를 모르면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③ “대학별 맞춤형 기출 풀이는 필수”
대학마다 선호하는 유형이 뚜렷합니다. 연세대처럼 비판형을 선호하는지, 한양대처럼 순수 수리 문항을 선호하는지 파악하고 최소 3개년 치 기출문제를 반복해 풀어보며 해당 대학의 ‘채점 기준’을 몸에 익혀야 합니다.
인문 수리논술은 ‘수포자’에게는 위기지만,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기회의 땅’입니다. 수학을 완벽하게 잘해야만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난이도와 내 실력을 냉정하게 비교해보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논술 합격이라는 영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