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자율주행차' 도로 위 달린다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입력 2026-01-26 09:01
수정 2026-01-26 15:54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간 자율주행 자동차가 조만간 미국 도로를 달릴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CES 2026’ 특별연설에서 자율주행 차량용 소프트웨어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했다. 그래픽카드와 AI 가속기로 유명한 엔비디아는 직접 자동차를 만들지는 않는다. 그 대신 자율주행차의 두뇌를 만들어 자신들이 주도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오픈소스로 공개 … 벤츠 CLA 첫 탑재원래 알파마요는 페루 안데스산맥에 있는 해발 5947m 산의 이름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산’으로 불리는 ‘알파마요’의 이미지를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옮겨왔다. 황 CEO는 “향후 10년 안에 도로에 있는 대부분 자동차가 자율주행차가 되거나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알파마요의 눈에 띄는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오픈소스라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알파마요를 외부에 공개해 어느 자동차 제조사든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게 했다. 알파마요로 자율주행을 개발하는 회사는 엔비디아 칩을 쓰게 되기 때문에 그래도 ‘남는 장사’다. 우선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CLA 차량에 탑재돼 1분기 미국, 2분기 유럽 지역에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구축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황 CEO는 “우리는 기술 플랫폼 제공자”라며 “전체 자동차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이미 기술 협업을 진행 중인 벤츠,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 등도 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는 추론(reasoning) 능력을 강조한 점이다. 알파마요는 단순히 카메라, 라이다 등 센서로 수집한 주행 데이터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까지 추론해 동작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골목길을 지나는 차 앞에 공이 굴러오면 공을 쫓는 아이나 강아지가 튀어나올 수 있다고 보고 속도를 줄여 정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다. 골목길 양쪽에 차가 세워져 있다면 사람이 문을 열고 나오는 등의 돌발 상황에도 대비한다. 이런 판단의 모든 근거와 동작은 알파마요의 시스템에 기록된다.

세 번째는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알파마요는 자율주행차가 내린 판단의 근거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논리로 설명해준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렇게 되면 사고가 났을 때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AI가 데이터를 제어하고 판단한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주지 않는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과 대비된다.테슬라·구글 주도 시장에 도전장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구글 웨이모가 선점한 자율주행차 산업의 판을 엔비디아 진영이 얼마나 흔들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장은 “각국의 규제 당국과 소비자에게 안전을 증명할 수 있는지, 차값이 수요를 창출할 만큼 합리적인지가 상용화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