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보다 낫네" 6조 뭉칫돈 몰리더니…수익률도 '대박'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입력 2026-01-23 09:27
수정 2026-01-23 09:3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S&P500지수 구성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 ‘동일 가중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모든 종목을 골고루 담은 동일가중 ETF의 주가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23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베스코 S&P500 동일가중(RSP)’에 올해 들어 46억3760만달러(약 6조8033억원)가 순유입됐다. RSP는 미국 S&P500지수 종목을 시가총액 비중이 아닌 동일한 비중으로 담는 상품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형 ETF 3393개 가운데 이 기간 순유입액 4위를 기록했다. 이 ETF는 지난해 31억8000만달러가 순유출되며 외면받았으나 올 들어 단기간에 큰 금액이 유입된 것이다.

RSP는 시가총액과 관계없이 S&P500지수에 포함된 500개 종목을 모두 약 0.25%의 동일한 비중으로 담았다.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비중이 약 35%에 달하는 기존 S&P500지수 추종 ETF와 대조적이다. 기술주의 높은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미 증시를 끌어올린 주요 기술주는 최근 조정을 겪고 있다. 연초 대비 마이크로소프트는 4.61%, 애플은 8.36% 하락했다. 메타와 엔비디아도 각각 0.43%, 2.18% 내렸다.

주요 기술주가 조정받으면서 동일가중 ETF는 최근 S&P500지수 성과를 웃도는 수익률을 냈다. RSP는 올 들어 4.09%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추종 대표 ETF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는 0.51% 오르는 데 그쳤다.

역사적으로도 S&P500 동일가중 지수는 기존 S&P500지수보다 높은 장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1990년부터 2023년까지 S&P500 동일가중 지수 수익률은 기존 S&P500지수 대비 508%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리밸런싱을 통해 오른 주식은 비싸게 팔고, 내린 주식은 싸게 사는 효과를 내서다.

최근 기술주 쏠림 현상이 사그라들면서 RSP의 상승 여력도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그니피센트7에 지나치게 쏠렸던 글로벌 투자 자금이 저평가된 나머지 종목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M7 기업들의 올해 이익 증가율은 약 18%로 예상된다. 2022년 이후 최저치다. S&P500지수에 포함된 나머지 493개 기업의 올해 예상 이익 증가율인 13% 비교해도 격차가 크지 않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