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5000’이라는 성과는 반도체를 넘어 국내 주요 산업 전반으로 성장동력이 확산한 결과다. 반도체주가 주춤할 때도 자동차, 방위산업, 원전 등 다른 대형 주도주가 순환매 장세를 이끌어 낸 만큼 국내 증시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지수는 올해 들어 34.24% 오르며 같은 기간 KRX 반도체지수(17.71%) 상승률을 압도했다.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현대자동차 주가가 연초 대비 80% 가까이 상승한 게 주효했다. 완성차를 넘어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피지컬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진 것이다.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면서 방산주도 코스피지수 상승을 떠받쳤다.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K방산 기업의 실적 가시성이 커져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은 올 들어 40% 안팎의 수익을 내며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AI 밸류체인에 속하는 원전과 전력기기 업종도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했다. 빅테크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원인 원전,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기기 수출이 증가해서다.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수혜주로 꼽히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도 올해 들어 20%대의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반도체 외 업종으로 온기가 퍼지고 있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와 개인의 머니무브 등 우호적인 자금 환경을 고려하면 유가증권시장 전체가 우상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