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컴백…'30% 벽' 뚫었다

입력 2026-01-22 17:41
수정 2026-01-23 01:25
코스피지수가 5000에 도달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밸류업 등 주주환원 정책과 상법 개정을 통한 거버넌스 개혁을 빼놓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증시 신뢰도와 주주가치가 높아지자 외국인들이 돌아와 지수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32.9%로 2024년 말 28.9%에서 1년 만에 4%포인트 높아졌다. 2024년 말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666조3000억원이었지만 작년 말엔 1309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이달 21일 기준 36.9%로 2024년 말 32.2%에서 4.7%포인트 뛰었다.

작년부터 본격화한 주주환원 정책과 거버넌스 개혁이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일부 국내 상장사가 공평한 주주가치보다 대주주의 사익을 우선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업 매각, 분할 후 합병, 중복상장 등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들러리가 되고 대주주만 이익을 봤다는 비판이다. 배당 등 주주환원에 인색했고 불필요한 유상증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1차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자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요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작년 7월 이후 이달 21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77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23조3000억원으로 10조원 수준이던 2024년보다 133% 급증했다. 구조적으로 배당에 인색하도록 작용해온 징벌적 과세가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이 통과되면서 완화됐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던 잦은 유상증자와 쪼개기 상장 등도 줄어들며 선순환 구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귀환에는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과 함께 일본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0년 전부터 일본이 추진해 온 밸류업 정책 효과로 닛케이225지수는 2016년 17,000 수준에서 현재 약 53,000으로 세 배 이상으로 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일본 사례를 이미 본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