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전격 제안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에서 당원들의 뜻을 모아 결정하겠다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합당이 성사되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174석의 ‘초거대 여당’이 탄생한다. 정치권에선 지방선거판이 요동칠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격 합당 제안…靑도 기대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이번 6·3 지방선거를 같이 치르자”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윤석열 정권에 맞섰고 12·3 비상계엄 내란을 같이 극복했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을 위한 대선도 함께 치렀는데,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호응했다.
정 대표 측은 즉흥적인 제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대표가 정치에 복귀한 이후 여러 차례 교감해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전날 조 대표를 만나 기자회견 일정과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사안을 당과 사전에 조율하기보다 당으로부터 보고받은 수준이라고 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번 과정이 꼭 협의해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당사자인 만큼 잘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임 위해 승부수 던졌다는 해석도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구상은 범여권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존 인식과 맞닿아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발표 시점을 이날로 잡은 배경을 두고 차기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해 선제적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 대표의 잠재적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미국 출장길에 오른 날이다. 국무총리가 단독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정부가 수립된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지방선거 압승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조국혁신당과 경쟁 구도가 치열한 민주당 텃밭 호남에서 ‘집토끼’를 확실하게 결집하려는 정략적 고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목표가 같으면 함께 가야 한다. 뭉치면 더 커지고 이익이 된다. 분열하면 망한다. 우리 모두 친청(친청와대)이 되자”며 합당 제안을 반겼다.
정 대표와 조 대표는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 절차에 따라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 당원 토론, 전 당원 투표, 전국당원대회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오는 26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다만 양당의 내부 반발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편 보수 진영에서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통합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범여권이 단일 대오를 갖추면 보수 진영이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아직까지 개혁신당은 선거를 위한 연대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와 진보 모두 세를 불릴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며 “각 정당의 합종연횡이 지방선거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련/이시은/김형규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