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100만원'에도 줄선다…맞벌이 학부모들 환호한 이유

입력 2026-01-22 17:40
수정 2026-01-22 23:46

초교 2학년으로 올라가는 자녀를 둔 워킹맘 A씨는 이달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맞벌이 부부의 ‘최대 고비’라는 1학년은 버텨냈지만 긴 겨울방학 앞에선 어쩔 수 없었다. A씨는 “점심으로 빵과 우유를 먹으며 오후 7시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한다는 게 마음이 쓰였다”며 “적어도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육아휴직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겨울방학을 맞아 돌봄 공백에 맞닥뜨린 맞벌이 부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 비중은 60%에 달하지만, 방학 때 급증하는 돌봄 공백을 학교와 지역사회가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맞벌이 학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요즘 부모들 사이에서는 ‘밥 주는 학원’이 인기다.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태권도학원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3교시에 걸쳐 줄넘기 피구 체조 호신술 등의 방학 특강을 한다. 이후 점심과 돌봄까지 책임진다. 점심을 제공하는 영어학원 겨울방학 특강은 2주 프로그램에 학원비가 100만원에 달하는데도 아이들이 몰린다.

초교 1·2학년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과밀 학급인 학교에서는 추첨에서 선발돼야 한다. 오전 수업이 없는 방학이 되면 수요는 더 늘어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과 학교마다 수요가 천차만별이고, 돌봄을 원하는 시간대와 유형 등이 달라 방학 중엔 희망자를 모두 수용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3학년부터는 돌봄교실이 열리지 않는다. 정부가 3학년 이상은 돌봄교실 대신 연간 50만원의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을 제공하기로 하면서다. 방과후 수업은 강의식으로 이뤄진다. 수업 강사가 식사를 챙기기 어려워 급식과 간식은 제공되지 않는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추가 돌봄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 광명의 한 초교 2학년 학부모 B씨는 “학원에 보낸다고 해도 식사와 간식을 챙겨줄 보호자가 필요해 시터 고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학교에서 돌봄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우리동네키움센터 등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돌봄센터와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사 등을 제공하고 늦은 시간까지 학생을 돌봐주는 지역 돌봄기관 정보를 교육청과 학교를 통해 충분히 제공하도록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