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독일과 이탈리아가 역내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과 이탈리아는 다음달 열리는 비공식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에 강력한 규제 완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양국이 준비 중인 공동 제안서에는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비스·에너지·자본시장과 디지털산업에서 합병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각종 승인 절차의 신속화(패스트트랙 제도 확대), 시대에 뒤떨어진 법률의 상시 폐지, 신규 규제 도입 시 비용·효과에 대한 엄격한 사전 심사 강화가 포함됐다. 규제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집행 상황을 회원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장치도 제안됐다.
또 호주,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과의 자유무역 협상을 신속히 추진하면서 전략산업에 역내 보호 장치를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국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근거로 EU 내부 규제를 관세율로 환산할 경우 상품은 최대 44%, 서비스는 11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미국·중국과의 성장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유럽 주권과 생활 수준이 위협받고 있다”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경쟁력 회복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규제 부담이 큰 서비스·디지털 분야 개혁이 민간 투자와 고용 회복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각국이 다음달 정상회의와 3월 유럽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이행 공약을 합의할 것도 주문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3일 로마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열고 역내 규제 완화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규제 개선 방안은 개별 회원국의 통신, 에너지, 금융 등의 규제 권한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EU 중심의 단일 규제 체제를 강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양국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