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5000선을 돌파하여, '꿈의 지수'를 현실로 만들었다. 반면 같은날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가상자산 투심은 더욱 위축되는 모양새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5019선을 넘어서며 46년 역사상 처음으로 5000 고지를 밟았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년 사이 약 97%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로봇 산업 기대, 정부의 주가 부양 의지가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시장은 약세를 겪었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1년 전 3조5800억달러(약 5260조원)에서 현재 3조400억달러(약 4470조원)로 약 15% 감소했다. 지난해 말 강한 조정을 받은 이후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사상 최고가 대비 30~40% 가량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vs 가상자산, 엇갈린 1년 성적표
각 시장 내 대표 자산 간 성과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3위 종목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는 새해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대비 1.87% 상승한 15만2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2% 급등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와 현대차도 각각 235%, 157% 크게 올랐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의 대표 종목들은 부진했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BTC)은 전년 대비 14.60% 하락했다. 이어 이더리움(ETH)은 같은 기간 8.83% 떨어졌고, 엑스알피(XRP)는 38.35% 급락했다.
거래대금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날 현재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전일대비 10.9% 줄어든 16억7378만달러(약 2조 4694억원)에 그쳤다. 반면 코스피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8.1% 증가한 32조5264억원을 기록했다.
업비트 일일 거래대금은 지난해 최대 88억5400만달러(약 13조74억원)에 육박하며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코스피가 연일 거래대금에서 앞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을 두 시장의 펀더멘털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정책적인 드라이브와 함께 성장 산업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상승 동력이 뚜렷했다"며 "반면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다른 시장과 거시 경제 환경은 공유하고 있지만, 선물 시장 변동성 확대와 투자 심리 위축 등 내부 요인이 겹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두 자본 시장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국내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코스피에 대한 신뢰가 낮았던 측면이 있었으나,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수익률에서 차이가 날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인 빼고 주식 사야하나" 고민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투자 심리도 엇갈리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이 연일 신고가 랠리를 즐기는 사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 A씨는 "가상자산에 대한 믿음이 강해 계속 보유하고 있었는데, 코스피에 투자한 친구들이 부럽다"며 "이제라도 주식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 B씨도 "주식과 가상자산을 모두 투자하고 있는데,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라며 "코스피 비중을 늘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가상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개인투자자 C씨는 "가상자산은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거시 환경과 제도 변화에 더 민감하다"며 "미국의 가상자산 법·제도 정비나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같은 촉매가 등장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차익 실현한 자금이 다시 코인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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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wook9629@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