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 잠실 새 아파트, 33억에 풀린다…현금 부자들 눈독 [돈앤톡]

입력 2026-01-23 06:30
수정 2026-01-23 09:16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지어진 '잠실 르엘' 보류지 물량이 나왔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로 사실상 '현금 부자'들만 보류지 매입이 가능해진 가운데 완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신천동 잠실 르엘 보류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보류지는 정비사업 조합이 소송이나 조합원 누락 등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보류지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부동산거래신고법)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2년 실거주 의무를 피할 수 있다. 전세를 끼고 잔금을 치르는 게 가능하단 얘기다.

이번에 나온 보류지는 전용 59㎡와 전용 74㎡ 10가구다. 각각 전용 59㎡B가 3가구, 전용 74㎡B가 7가구다.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입찰로 입찰 기준가 이상 최고가 낙찰이다. 입찰 기한은 다음달 11일까지다. 개찰은 같은 날 오후 3시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공고일 기준으로 만 19세 이상이거나 법인(국세 및 지방 체납 사실이 없어야 함)이어야 한다. 조합이 지정한 계좌로 입찰보증금을 현금으로 내면 가능하다. 보증금은 입찰기준가격의 20%다.

낙찰받으면 계약금 20%, 잔금 80% 조건으로 계약이 진행된다. 계약금 20%는 입찰보증금이 계약금으로 전환되고 부족한 부분은 현금으로 내면 된다. 잔금은 입주지정기간에 납부한다.

입찰가는 전용 59㎡B 7층이 29억800만원, 15·16층이 29억9200만원이다. 전용 74㎡B 4층 33억1800만원, 27·28·29층 35억3300만원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분양을 했는데 당시 분양가(최고가)는 전용 59㎡B 16억2790만원, 전용 74㎡B 18억7430만원이었다. 보류지 물건은 당시보다 10억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해 11월 33억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달 전용 74㎡ 입주권 역시 38억원에 거래됐다. 3억~5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네이버 부동산과 현지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전용 59㎡ 호가는 최고 41억원까지, 전용 74㎡ 호가는 43억원까지 나와있다. 이 단지 전용 84㎡ 입주권은 최근 48억원에 거래돼 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잠실르엘은 지난 20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롯데건설 '르엘'은 그간 대치동, 반포동, 청담동 등 서울 핵심 요지에만 적용했는데 이번엔 잠실로 발을 넓혔다.

남향 위주의 배치로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고급스러운 커튼월룩 외관과 특화 조경을 적용했다. 가구 내부 천장고는 기존 아파트(2300~2400mm)보다 20cm가량 높은 2600mm로 설계됐다. 커뮤니티 시설인 수영장은 호텔 등 고급 수영장에 적용되는 통 스테인리스 구조를 적용했다. 송파구 아파트 최초로 강남권 핵심 단지에만 적용했던 '스카이브릿지'를 조성했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지하보도로 연결될 예정이다. 롯데월드몰과 백화점을 단지 내 상가처럼 이용할 수 있다. 잠실역 뿐만 아니라 2호선 잠실나루역, 9호선 송파나루역 등 트리플 역세권이다. 초·중·고교와 학원가도 도보권에 있다. 석촌호수, 한강공원, 올림픽공원 등 녹지 공간도 가깝다. 단지 주변으로는 잠실주공5단지, 장미1·2·3차 등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 향후 지역 전체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가격이 수십억원대로 높아 부담이 큰 게 사실이지만 강남 3구 가운데 한 곳인 송파구라는 이점이 있는 만큼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시세보다는 가격이 낮고 토허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지방에 있는 자산가들이 눈독을 들일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