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위성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베이조스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도전장을 내면서 두 테크 거물의 우주 개발 경쟁이 재사용 발사체에 이어 우주 통신 분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블루오리진은 21일(현지시간) "지구상 어디에서나 최대 6Tbps(초당 테라비트)의 데이터 속도를 제공하는 위성 통신 네트워크 '테라웨이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블루오리진은 테라웨이브를 중대한 업무를 처리하고 안정적인 연결성이 필요한 기업, 데이터센터와 정부 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라웨이브 위성망은 지구 저궤도(LEO)와 중궤도(MEO)에 배치돼 광통신으로 연결된 위성 5408기로 구성되며 블루오리진은 이 위성군 발사·배치를 내년 4분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테라웨이브 위성망 구축에는 블루오리진의 대형 재사용 발사체인 '뉴글렌'이 이용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블루오리진의 이번 테라웨이브 위성망 계획이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과 맞물려 있다고 짚었다. 블루오리진은 테라웨이브가 "기업, 데이터센터와 정부 고객을 위해 최적화됐다"면서 "기존의 고용량 인프라와 연동돼 추가적인 경로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전체적인 네트워크 복원력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재사용 발사체에 이어 위성 인터넷에서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정반대다. 베이조스는 완벽한 성공을 선호해 사전 준비에 집착한다. 머스크는 성공할 때까지 계속 시도해 실패 데이터를 쌓는다. 위성 서비스 시장에서도 이같은 성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블루'와 '블랙&레드'로 대표되는 양사의 상징색에도 차이가 극명하다. 블루오리진의 '화이트'는 빛을 의미하고 '블루'는 지구를 상징한다. 뉴글렌이 착륙한 바지선이 베이조스의 모친 이름인 '재클린'으로 명명된 이유도 "엄마 품으로 돌아오라"는 의미다. 스페이스X의 '블랙'은 우주를 뜻하고 '레드'는 화성을 상징한다. 머스크의 우주 탐사는 지구로 돌아오지 않고 화성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베이조스는 지구 복귀에, 머스크는 인류를 우주로 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스페이스X는 약 1만 기의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배치해 전 세계 150여 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도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영국의 원웹도 600여 기의 위성을 띄워 서비스를 상용화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 통신 시장 규모는 2023년 318억700만 달러(약 46조8170억 원)에서 2031년 693억1000만 달러(약 101조8164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