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숫자보다 배치가 중요"…증원 규모는 1930∼4200명 범위서 논의

입력 2026-01-22 14:22
수정 2026-01-22 14:28

정부의 의사 인력 정책 논의가 ‘의대 정원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라는 총량 중심의 논쟁을 넘어, 늘어난 인력을 어느 지역·어떤 분야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까지 함께 다루는 이중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인력 증원과 관련해 사회적 의견 수렴을 위한 전문가 공청회를 22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 발제자로 나선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리는 것으로는 현재의 의료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한국 의사 인력의 약 28%가 서울에 종사하고 있으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서울은 3.6명이지만 세종과 경북은 1.4명에 불과할 정도로 지역 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신 실장은 수도권과 이른바 인기 과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 때문에 지역·필수·공공 영역에서 의료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이러한 인력 불균형이 위기의 '결과'이자 위기를 더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대입 정원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지역·필수의료 현장에서 일할 인력을 제대로 배분하고 이들의 의무복무가 끝나는 2043년 이후까지 제도가 잘 정착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운영 중인 비 서울권 의대 32곳의 5년간 증원 규모는 1930∼4200명 선에서 논의된다. 증원 규모는 교육여건 준비 기간과 부족 인원 충족 속도 등을 고려해 10% 또는 30% 등을 상한으로 해 정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앞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미래 의사인력 수요·공급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12차례 회의를 거쳤다.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를 논의 중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에 2040년 기준으로 부족한 의사의 수가 515명∼1만1136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

심의위는 지난 4차 회의에서 추계위가 제시한 여러 수요·공급 모델을 조합해 12가지 모형을 검토한 뒤 이 가운데 6가지 모델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신 실장은 6가지 모델에 따라 2037년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의사 수가 2530~4800명 등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기에 203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공공의대와 지역신설의대에서 2037년까지 모두 600명의 의사를 배출할 것이라는 가정을 더하면, 현재 운영 중인 비서울권 의대의 실제 증원 규모는 1930명에서 4200명 사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를 5개 연도로 나누면 연 386~840명이다. 다만 이를 5년간 균등 배분할지 단계적으로 증원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기에 의정갈등에 따른 수업 거부로 2024학번과 2025학번 재학생 6000여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더블링' 상황과, 입학정원이 10% 이상 바뀔 경우 각 의대가 주요변화 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점 등도 증원 과정에서 고려할 점으로 제시됐다. 별도의 증원 상한선을 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급격한 정원 변동에 교육여건 악화 등을 막기 위해 상한율을 10% 또는 30%로 놓고 증원 규모를 정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