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 수취는 위법하다고 판결하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차액가맹금이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필수품목이라는 명목으로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얻는 유통마진 수익을 뜻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총 수입의 6%를 가맹계약 수수료로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추가로 수취한 것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고 차액가맹금을 수취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2025년 가맹분야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맹본부로부터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 비율이 47.8%에 달한다. 조금씩 개선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깝다. 주요 불공정행위 유형으로는 ‘매출액 등 중요한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부풀리거나 은폐·축소하여 제공’(28.8%), ‘광고비 등을 부당하게 전가’(15.9%), ‘필수품목 등 거래조건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14.8%), ‘부당하게 계약조항 변경’(11.4%)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필수품목 공급에 따른 차액가맹금이 이번 대법원 판결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개정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계약서에 필수품목의 종류 및 공급가격 산정 방식이 기재돼야 한다. 새 가맹사업법에서는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등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가맹점주와 의무적으로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가 필수품목 제도개선 시행을 통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거래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상호 간 소통을 바탕으로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는 목적으로 법 개정을 이룬 것이다. 다만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여전히 가맹점주들은 필수품목과 관련하여 비싼 가격, 불필요한 품목 지정, 품질 저하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고 있어 법 개정의 실효성을 보다 높일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거래에서 ‘로열티로만 수취’하는 비중은 38.6%로 나타났으며 ‘차액가맹금만 수취’하는 비중은 22.9%,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병행 수취’하는 비중은 38.6%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차액가맹금 수취 비중은 여전히 60%가 넘는 것이다. 또 차액가맹금만 수취하는 비중은 줄고 있고, 일정한 로열티를 받으면서 차액가맹금을 병행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가맹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외식업종 중 치킨업종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이 3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가맹점 평균 매출이 3억2300만원이었으니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차액가맹금 비중이 10.8%가 되는 것이다. 만약 가맹점 영업이익이 10%라고 한다면 가맹점 영업이익을 대체로 본사와 가맹점이 반반 나누는 셈이 된다. 물론 이 수치는 공정위 실태조사 자료에 기반한 것이으로 실제 본사가 가져가는 차액가맹금과는 차이가 더 클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서울시가 지난해 6월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을 분석해서 발표한 평균 영업이익률은 8.7%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일반 독립점포는 감소하고, 가맹점 점포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가맹점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5만9000개에서 2023년 36만5000개로 증가했다. 업종별 비중을 보면 외식업이 약 50%, 서비스업 31%, 유통업 19%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앞으로 자영업 시장은 점차 가맹사업 중심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자영업 시장에서 가맹사업의 비중과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차액가맹금 소송 결과는 가맹사업 거래상의 공정거래 질서 확립에 있어 그 의미하는 바가 크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거래방식이 지금의 차액가맹금 수취에서 미국처럼 완전한 로열티 제도로 갑자기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법원도 차액가맹금 자체를 위법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전에 차액가맹금에 대해 가맹점주에게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차액가맹금 산정은 일종의 블랙박스 안에서 이뤄진다는 의혹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가맹점은 이익이 줄고 어려운데, 본사는 많은 필수품목 지정을 통해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면서 본사와 가맹점 간 ‘이익 디커플링’이 발생하고 있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궁극적으로 로열티제를 지향해 가면서 필수품목 지정과 차액가맹금 산정에 있어 가맹점이 불만을 가지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투명한 필수품목 지정과 차액가맹금 산정을 해야 가능할 것이다. 이번 차액가맹금 수취에 대한 판결이 프랜차이즈산업의 위기가 아닌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된다는 인식이 산업계에 확산하기를 바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