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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기반 위성통신 기업 AST스페이스모바일(티커 ASTS) 주가가 최근 1년간 350% 가까이 뛰며 '텐베거(10배 이상 수익을 달성한 주식)'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위성 발사가 본격화하고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가 붙으면 기술 기대가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나스닥에 따르면 AST스페이스모바일은 지난 1년간 348.05% 올랐다. 작년 초 20달러대에 머물던 주가가 전날 기준 103.5달러까지 급등한 것이다. 올해 수익률도 24%에 달한다.
2019년 상장한 AST스페이스모바일은 우주 기반 셀룰러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 안테나 같은 별도 장비 없이 일반 스마트폰만 있어도 위성과 직접 통신해 LTE·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사용자가 지상 기지국의 통신 범위를 벗어나면 AST스페이스모바일의 위성 네트워크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사막이나 바다, 오지 등에서도 통화·메시지는 물론 동영상 스트리밍까지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를 커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AST스페이스모바일은 우주에 대형 안테나를 장착한 위성을 띄우고 있다. 2022년 초기 모델인 블루워커(BlueWalker)3를 시작으로 블루버드(BlueBird) 위성 1~5호기를 쏘아 올렸다. 올해부터는 기존보다 안테나 크기를 3~4배 키운 차세대 모델 블루버드 블록2가 발사된다. 올해 1분기 말까지 5번의 궤도 발사가 예정됐다. 연말까지 45~60개 위성을 궤도에 올린다는 게 AST스페이스모바일의 계획이다. 최근 미국 국방부 산하의 미사일방어국의 실드(SHIELD) 프로그램 적격 공급업체로 선정된 만큼 위성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통신사와의 협업도 늘리는 중이다. AT&T, 버라이즌, 보다폰 등 50여 개 통신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통신사인 STC그룹과 계약을 체결하며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조경진 IBK증권 연구원은 "기존 통신사 가입자들이 위성 통신 서비스를 위해 요금을 추가 지불하면 이는 AST스페이스모바일의 매출로 연결된다"며 "연내 목표로 하는 45~60기의 저궤도 중심의 상업용 위성 배치가 완료되면 통신 서비스 사업의 매출 비중이 급증할 것"이라 설명했다.
AST스페이스모바일의 경쟁자로는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스페이스X가 꼽힌다. 자체 로켓을 보유한 스타링크는 매달 수십 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중이다. 스타링크가 수천 개의 활성 위성을 바탕으로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면, AST스페이스모바일은 고성능 대형 위성으로 더 넓은 커버리지와 높은 신호 투과율을 확보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위성 발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위성 통신 사업은 초기 위성 제작과 발사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일단 위성을 띄워놓으면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고정비 비즈니스"라며 "블루버드 블록2 발사 성공으로 서비스 범위가 넓어져 가입자가 늘어나면 매출의 대부분이 영업이익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예정된 블루버드 블록2 위성의 본격적인 발사로 이익의 질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도이체방크가 AST스페이스모바일 목표주가를 81달러에서 137달러로 대폭 상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반면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지적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달 초 스코샤뱅크는 AST스페이스모바일의 시가총액이 '비이성적인 수준'이라며 45.6달러의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회사의 기술력 자체는 인상적이지만, 실질적인 매출 발생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것이다. 스코샤뱅크는 "투자자들이 의미 있는 현금 흐름을 보기까지 2028~2029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ST스페이스모바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국내 투자자의 접근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하나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인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이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10% 넘게 편입하고 있다. 우주항공 테마가 주목받으면서 이 ETF는 최근 순자산 3000억원을 넘어섰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넥스트테크TOP10액티브'도 AST스페이스모바일을 약 8% 담고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