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역성장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큰 폭으로 뒷걸음했고, 수출도 감소했다. 내수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4분기 역성장 여파로 작년 성장률은 1.0%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전기 대비 0.3% 역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0.2%를 기록한 뒤 3분기 만에 역성장이 다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4분기 기록한 -0.4%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민간 소비 증가율이 0.3%로 전 분기 1.3%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승용차 등 재화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소비도 1.3%에서 0.6%로 증가폭이 줄었다. 두 항목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투자는 감소세가 컸다.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3.9% 감소했다. 전분기 0.6%로 증가세가 나타났지만 곧바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8% 줄었다.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 및 장비 중심으로 2.1% 감소했고, 수입은 천연가스, 자동차 등이 줄어 1.7% 감소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과 정부, 내수와 순수출 등이 모두 마이너스였다. 경제주체별로 분류했을 때는 민간이 -0.2%포인트, 정부가 -0.1%포인트로 모두 역성장에 기여했다. 항목별로 보면 내수가 -0.1%포인트, 순수출이 -0.2%포인트로 역시 동반 마이너스였다. 내수와 순수출이 모두 마이너스 기여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3년 1분기(각각 -0.3%포인트) 이후 22년만에 처음이다.
4분기 큰 폭의 역성장이 나타나면서 연간 성장률도 1.0%를 지키는 데 그쳤다. 지난 2024년 2.0%에서 1년 만에 반토막 났다. 코로나19로 성장이 큰 폭으로 악화한 2020년(-0.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1.3% 깜짝 성장할 때만 해도 "4분기에 역성장만 하지 않으면 1.1%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4분기 역성장으로 기대가 무너졌다. 1.0% 성장률 역시 온전히 달성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시된다. 한은이 제시한 연간 1.0% 성장 달성 가능 범위가 4분기 -0.4~-0.1%의 성장률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고려한 성장률이 0.9%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 성장률에서도 건설투자의 악화 흐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9.9%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13.2%) 이후 가장 부진했다. 건설업 역시 지난해 -9.6%를 기록해 27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