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지방 부동산 회복세의 원인을 수급 불균형에서 찾고 있다. ‘선호 지역 공급 부족→전·월세 가격 상승→갭(매매가와 전세가 차이) 축소에 따른 매수심리 확산’ 사이클에 올라탔다는 얘기다. 하지만 선호 동네·단지 등에 따라 매수심리가 크게 갈리는 등 지역 내 양극화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21일 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에 따르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올해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입주 물량은 약 2만 가구다. 적정 수요(3만8000여 가구)에 크게 못 미친다. 2023~2024년 매년 4만 가구 넘게 쏟아지던 대구·경북은 공급 과잉이 문제였다. 그러나 올해 적정 수요와 비슷한 1만6000여 가구가 집들이하고, 내년엔 1만 가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전남은 2년간 적정 수요보다 조금 적은 물량이 공급됐고, 대전·세종·충남·충북은 적정 수요를 웃도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는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흐름과 일치한다. 공급 부족 우려가 큰 부울경은 지방 상승세를 주도하고, 광주·전남은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충청권과 대구·경북은 약보합세를 보인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공사비 상승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 같은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며 “올해 공급이 부족한 선호 지역·단지 위주로 전세·매매가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이는 대세 상승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지방은 수도권과 다르게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 시장이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은 기대심리 등으로도 가격이 오른다면 지방은 100% 수급 여건에 따라 움직인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지방이 완연한 상승세에 올라타려면 투자수요가 유입돼야 하는데, 취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의 진입을 막는 규제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지방 부동산 상승세는 시중 유동성 증가로 인한 착시효과”라며 “화폐가 너무 많이 풀려서 집값이 조금 올라간 것이지, 사실상 현상을 유지한 정도”라고 해석했다. 인구·일자리 감소란 구조적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마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한 귀촌귀향 정책을 통해 서울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혁/오유림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