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소리가 담긴 책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론》이 출간됐다. 교황이 생전에 일관되게 전해 온 “하느님께서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라는 메시지를 한 권으로 엮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행복’을 단순한 감정이나 성취가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이자 서로에게 건네야 할 선물로 설명해 왔다. 이 책은 교황의 설교·연설·문헌·묵상에 담긴 ‘행복’의 핵심을 정리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상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이지만, ‘2025 세계행복지수’는 57위에 머물렀다. 기술과 속도는 앞서가지만, 불안과 우울, 외로움이 일상이 된 현실 속에서 이 책은 자연스럽게 묻는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질문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끊임없이 우리에게 같은 메시지를 건넸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론》이 포착한 행복은 안락함에 머무르지 않는다. 교황은 행복을 진정한 꿈에 동참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구체적 사랑을 실천하는 용기 있는 삶 속에서 피어나는 것으로 말한다. 이는 “돈으로 사는 행복”이 아니라 사랑의 길 위에서 지속되는 행복이다.
이 책의 큰 특징은 프란치스코 교황 특유의 부드럽고 일상적인 언어다. 신앙의 울타리를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교황은 문학과 영화의 장면들을 함께 길잡이로 제시한다. 《단테의 신곡》, 《닥터 지바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약혼자들》, 《반지의 제왕》 등 문학 작품과 영화 〈프란치스코, 신의 어릿광대〉, 〈바베트의 만찬〉, 〈길〉, 〈로마, 무방비 도시〉 등을 함께 소개하며, ‘행복’이라는 개념을 추상적 정의가 아니라 삶의 장면으로 체감하게 된다.
각각의 글은 짧은 묵상 형식으로 구성돼있다. 바쁜 일상에서 조금씩 나눠 읽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에 좋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따뜻한 인생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미처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기쁨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마음에 품고 살 수 있을 것이다.
번역에는 2013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을 직접 목격한 김의태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천주교 수원교구장인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추천사에서 이 책이 교황을 향한 그리움 속에서 만나는 따뜻한 위로이자 ‘행복의 유산’이라고 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을 집전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21일 선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