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우선배정마저 ‘꼼수’?…모자회사 동시상장 해법 다시 ‘안갯속’

입력 2026-01-21 15:59
수정 2026-01-22 15:33
이 기사는 01월 21일 15: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자회사 동시상장 논란의 해법으로 논의돼 온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안을 두고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다.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을 완화하기 위한 절충안마저 ‘꼼수’로 치부되자, 그동안 제도 개선을 위해 형성돼 온 공감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액트·소액주주연대 “전형적 꼼수”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S 소액주주연대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는 ㈜LS 측이 검토 중인 ‘모회사 주주 대상 공모주 특별배정’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액트는 이날 기준 ㈜LS 소액주주 960명으로부터 ㈜LS 주식 29만3094주(0.92%)를 모았다.

㈜LS가 미국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국내 최초로 ㈜LS 주주에게만 별도로 에식스솔루션즈 주식을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S 소액주주연대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는 해당 방안을 “전형적인 꼼수”라며 “과거 오스코텍, 엘티씨 등 유사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논란 당시에도 사측이 주주 배정 등을 제안했으나, 오히려 주주들의 반발만 키웠던 실패한 전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모주 특별배정은 주주가치 훼손을 ‘100’만큼 하려던 것을 ‘80’만큼만 하겠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해당 방식은 수년동안 공청회 등을 거쳐 그동안 이른바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 가치 침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안이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공모 신주 물량의 20% 범위에서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배정 비율을 30~70%로 하는 내용의 다수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가 연 ‘코스피 5000시대 실현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토론회에서 윤태준 당시 액트 연구소장도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첫 번째 보호 장치로 제시했다.

하지만 소액주주 연대와 액트 등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액트 관계자는 “윤 소장은 현재 퇴사한 상태로 당시 발언이 어떤 의미였는지는 알 수 없다”며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규제 공백이 키운 혼선모회사 주주 보호 대책이 직접적인 상장 반대 근거로 제시되는 건 에식스솔루션즈가 첫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중복상장 논란으로 상장이 무산된 제노스코와 엘에스이의 경우 모회사 주주 방안보단 모자회사간 사업의 독립성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됐다. 이들 회사는 매출 구조가 모회사와 사실상 동일하거나 모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 대부분을 자회사가 차지했다.

반면 에식스솔루션즈는 LS그룹 전체 매출이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정치권과 시장에서 절충안으로 거론돼 온 ‘모회사 주주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마저 허용되지 않으면 사실상 계열사 상장 자체가 봉쇄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규제 공백이 불필요한 갈등을 키운다는 점이다.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 보니 합리적 문제 제기와 근거 없는 반대가 뒤섞인다. 자칫하면 모회사 주주들이 기업가치 훼손 여부와 무관하게 ‘떼를 쓰는 집단’으로 비쳐질 위험도 있다.

이런 혼선 속에서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 역시 새로운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회사 주주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을 제외하면 소액주주 측이 주장해 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정도가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역시 상장이나 매각을 전제로 한 구조다.

별도 상장이 원천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신규 투자자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LS도 “IPO를 전제로 하지 않는 유상증자에 기존 재무적투자자가 동의할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기존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소액주주 이익 보호와 기업의 성장 동력을 동시에 살리기 위한 제도적 균형점을 마련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갈 우려가 크다”며 “그 부담은 결국 국내 증시 경쟁력 약화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최한종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