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246'이라는 다섯자리 숫자는 화폐를 담당하는 한국은행 발권국 입장에선 잊을 수 없는 번호다. 지난 2005년부터 시중에 풀리기 시작한 오천원권 위조화폐의 일련번호이기 때문이다.
21일 한은 발권국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총 98장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147장에서 33.3% 감소했다. 2017년까지는 매년 1000장 이상 적발됐던 위조지폐 규모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장을 밑돌았다. 화폐 이용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위조지폐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종별로는 오천원권이 35장으로 가장 많았다. 한은은 "오천원권의 대부분(33장)은 2013년 6월 검거된 대량 위조범이 제작했던 기번호 ‘77246’이 포함된 구권 위조지폐가 유통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원권(28장), 오만원권(24장), 천원권(11장) 순으로 적발됐다.
이 번호는 지난 2013년 6월 검거된 위조범이 대량으로 제작한 위조지폐에 들어간 숫자다. 컴퓨터 디자인을 전공한 범인은 2005년 당시 위조방지 기술이 허술하면서도 유통이 되고 있던 구 오천원권 지폐를 5만장 가량 위조해 사용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은은 위조지폐가 발견되면서 2007년에 새 오천원권을 도입하려던 계획을 1년 앞당겨 2006년부터 새 오천원권을 발행했다. 구 오천원권 지폐는 상태가 좋더라도 재유통하지 않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위조범은 8년 간의 추적 끝에 2013년에야 잡혔다.
위조범 검거 이후 1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여전히 해당 위조지폐가 발견되는 것은 위조 규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한은은 "대량 위조범이 제작한 77246 위폐가 다수 발견되고 있을뿐 신규 위폐 발견은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발견된 위조지폐는 33종의 서로 다른 번호로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만원권 등 고액권 위조가 많았다.
우리나라 유통 은행권 대비 위조지폐 비중은 2019년까지 큰 폭 감소한 이후 매우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 1억장당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1.4장으로 영국(1977장), 유로(1866장), 일본(16.5장)보다 적은 수준이다.
한은은 위조지폐를 구분하기 위해 위조방지장치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상 화폐는 빛에 비춰보면 화폐 인물이 나오고, 홀로그램을 기울여 보면 각도에 따라 지도 등이 번갈아 나타난다. 또 숫자 부분은 볼록하게 인쇄돼있다. 또 이벤트 등에 사용되는 '페이크머니'를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는만큼 모든 지폐가 정상인지 한장 씩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