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하반기 법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 기술탈취 행위에 대한 과징금 한도를 최대 50억원으로 높인다. 기존 대책에서 언급된 20억원보다 2.5배, 현행 기준인 5000만원(과태료)보다 100배 상향된 수준이다.
정부는 2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대중소기업 상생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이는 '2025 경제성장전략'의 후속 성격이다. 대중소기업이 성과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모두의 성장'을 구현하는 구체적 과제들이 포함됐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대중소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과 협업, 성과공유제·납품대금연동제 확대 등을 통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성과가 이어지는 경로를 강화한다.
여기엔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행정처벌·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기술탈취 기업에 대한 행정제재를 시정명령·벌점 등으로 확대하고 중대 위법행위의 경우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기부는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중으로 중소기업기술보호법을 개정한다. 중대한 기술탈취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위법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이다.
'과징금 최대 50억원'은 지난해 9월 중기부가 기술탈취 근절대책으로 발표한 20억원보다 2.5배 확대된 수치다. 현행 기준인 최대 5000만원 과태료보다 100배 강화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업무보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과징금 상향 지시를 한 데 따른 후속 대책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지난달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술탈취 근절 대책을 본격 가동해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키고 행정제재 강화와 과징금(최대 20억원) 부과, 손해액 확대 등을 담은 '3종 제재 세트'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에 "기술탈취 과징금이 최대 20억원이라고 했는데 너무 싸다. 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과징금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예를 들어 1000억원을 벌었는데 20억원을 낸다고 한다면 나 같으면 막 (기술을) 훔칠 것 같다. 이 부분을 개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상생성장전략엔 기술탈취 근절 대책으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 △법원의 행정기관에 대한 자료 제출 명령권 신설 △손해배상액 산정 현실화 등이 제시됐다. 중기부는 공정위·지식재산처와 범부처 합동 대응단을 구성해 기술탈취 원스톱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협업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