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C 본더 다변화 '눈독'…ASMPT와 논의 [강해령의 테크앤더시티]

입력 2026-01-21 07:15
수정 2026-01-21 07:25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3D 패키징용 열압착(TC) 본더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차세대 본딩 장비로 손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더 분야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TC 본더 공급 회사를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싱가포르 회사인 ASMPT가 거론된다. ASMPT는 삼성전자보다는 SK하이닉스의 HBM 라인에 관련 장비를 공급했던 것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SMPT와 TC-NCF(비전도성필름) 본더 등 회사가 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본딩 장비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적극적인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TC 본딩에서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럭스리스 본더' 협력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본딩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 공급망 다변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세메스를 중심으로, 이미 하이브리드 본더 시제품이 공급된 네덜란드 베시와 협력을 타진함과 동시에 ASMPT와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본더는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재 상용화된 TC-NCF 본더는 여러 개의 반도체를 이어붙일 때, 마치 다리미처럼 열과 압력을 활용해 결합하는 장비다.

삼성전자는 10㎚급 6세대(1c) D램을 활용해 만든 최신 HBM4에서도 TC-NCF 공정으로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쌓아올리고 결합했다. 향후 HBM 층이 높아질수록 균일한 압력으로 휨(warpage) 현상 없이 칩을 결합하는 장비 성능이 필요하다.

그간 삼성전자는 TC-NCF 본더 분야에서 자회사인 세메스, 일본의 신카와 장비를 주로 택해왔다. 첨단 패키징(AVP) 공정이 모여 있는 천안 사업장에는 두 회사의 장비가 다수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기존 두 곳에 더해 ASMPT, 베시 등 외산 본더 업체와 접점을 넓히는 것은 HBM4 이후 급격히 높아지는 본딩 난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HBM뿐 아니라 기판과 다이(die), 다이와 다이를 연결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이종결합 패키징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상용화한 TC-NCF 본더, 개발 초기인 하이브리드 본더 모두 삼성전자와 얼마나 높은 수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공급 업체들에 주어진 과제"라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