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지방 생산성 유지됐다면…수도권 260만명 덜 몰렸을 것"

입력 2026-01-20 18:03
수정 2026-01-21 00:50
경남 거제와 전남 여수 같은 지방 제조업 도시의 생산성이 전국 평균 수준으로 올랐다면 수도권으로 유입된 인구가 지금보다 260만 명(생산가능인구 기준) 이상 줄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에서 ‘수도권 일극 현상’이 발생한 핵심 원인을 지역 간 생산성 차이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수도권 도시들의 생산성 평균은 101.4%로, 비수도권(98.7%)과 비슷했다. 2019년엔 수도권 생산성이 121.7%로 비수도권(110.6%)을 크게 앞섰다. 이 기간 수도권과 비수도권 생산성 격차는 2.7%포인트에서 11.1%포인트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생산성 격차 확대가 수도권 인구 집중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05년 47.4%에서 2019년 49.8%로 커졌다. 김선함 KDI 연구위원은 “생산성 차이대로만 인구가 이동했다면 2019년 수도권 인구 비중은 62.1%까지 치솟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지방 산업도시의 쇠퇴도 수도권 인구 집중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조선업과 자동차, 철강산업 침체로 2010년 이후 거제, 여수, 경북 구미 등 전통적인 제조업 도시들의 생산성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05년 이후 2019년까지 전국 평균 수준으로만 생산성이 개선됐다면 수도권 인구 비중이 43.3%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생산가능인구 기준으로는 현재보다 약 260만 명이 수도권에 덜 몰렸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방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점도시에 지원을 집중하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비수도권 공간 구조를 대도시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