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에선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은 미래 먹거리로 휴머노이드를 꼽는다. 휴머노이드 특성상 고효율 배터리가 반드시 장착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니트리 등 중국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양산에 들어간 데 이어 테슬라와 보스턴다이내믹스 등도 양산 계획을 밝힌 만큼 몇 년 안에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배터리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20일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32억8000만달러(약 4조8514억원)이던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32년 660억달러(약 97조6206억원)로 커진다. 휴머노이드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 안팎으로 추정되는 만큼 6년 안에 5조원 시장이 새로 열리는 셈이다. 2050년에는 휴머노이드 시장이 5조달러(약 7396조원·모건스탠리 전망)에 이르러 관련 배터리 시장은 15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휴머노이드용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3사가 장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간이 전기차보다 훨씬 작은 만큼 리튬·인산철(LFP)보다 효율이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가 장착될 가능성이 커서다. 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접수했지만, 삼원계 배터리에선 국내 3사가 세계 최강이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불도 잘 안 붙지만, 무겁고 에너지 밀도도 70% 수준에 그친다.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휴머노이드 제조사들은 NCM 배터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삼성SDI와 손잡고 휴머노이드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머노이드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약 5킬로와트시(㎾h)로 전기차(60㎾h)의 8% 수준이다. 하지만 교체용 배터리 수요를 더하면 전기차 배터리 용량의 절반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