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구상을 통해 유엔을 대체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60여 개국에 가자지구 평화위 참여 초청장을 발송했다. 북미,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동맹과 우방을 초청했다. 한국도 초청장을 받았다. 초청장 명단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원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돈만 내면 침략국 역시 평화 중재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전쟁 종식과 전후 관리를 명분으로 평화위를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헌장 사본에는 “평화위는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분쟁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 안정성을 증진하고, 합법적 통치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로 명시됐다. FT는 평화위가 활동 범위를 가자지구뿐 아니라 전체 분쟁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며 사실상 유엔을 대체할 의도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헌장 사본에 따르면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맡는다. 의장에겐 회원국 가입·탈퇴와 관련해 광범위한 결정권이 부여된다. 이 결정은 회원국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만 뒤집을 수 있다. 회원국 임기는 3년이다.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를 낸 회원국은 임기 제한이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측근은 평화위 참여와 관련해 “(프랑스는) 긍정적으로 답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평화위 헌장이 “가자지구 문제만 다루는 범위를 넘어선다”며 “특히 유엔 원칙 및 구조를 존중하는지와 관련해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