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조 치매머니 문제 풀자"…신탁·보험 시장 확 키운다

입력 2026-01-20 17:16
수정 2026-01-21 00:37
금융당국이 170조원에 달하는 ‘치매 머니’ 문제를 풀기 위해 신탁·보험 시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이나 재산 탈취 등을 예방하기 위해 관련 제도도 정비할 방침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치매 머니 해결을 위해 범금융권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날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김동환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이 TF장을 맡았다.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증권업계 등이 TF에 참여했다.

치매 머니는 고령 치매 환자의 자산을 말한다. 사실상 활용 불가능한 치매 머니는 환자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는다. 이는 고스란히 가족의 간병비 및 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 머니 규모는 지난해 172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9% 수준이다. 2050년에는 치매 머니가 GDP의 15.6%인 488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치매 머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탁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탁 재산 범주를 확대하거나 신탁 재산을 요양 등 부가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신탁은 재산 소유권을 수탁자(신탁회사)에 맡기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재산을 관리·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채(대출)가 있는 경우 부동산 자산을 신탁에 넣을 수 없다”며 “고령층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고, 대출받아 부동산을 사는 게 일반적인데 신탁 활성화를 위해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탁회사가 여러 가입자의 재산을 한꺼번에 운용하는 집합운용을 가능하게 해야 최소 가입 금액을 낮춰 신탁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이스피싱 등 민생금융 범죄로부터 치매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다. 최근 가족, 요양시설 종사자, 지인 등이 치매 환자의 돈을 갈취하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돼서다. 일본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인출 시 가족·후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거나, 자금 인출 시 가족·후견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예방책을 운영하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