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에서 최상위 고객인 'VIP'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대표적인 VIP 서비스인 '라운지 서비스'를 놓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용 시간이 제한되고 서비스 음료 질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20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VIP 고객들에게 다음 달부터 VIP 등급과 관계없이 백화점 라운지 착석 이용 시 실제 입장 인원에 따라 음료와 다과를 1인분씩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기존에는 등급에 따라 음료 3~4잔도 주문할 수 있었다. 테이크아웃 시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등급별 주문 수에 따라 주문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VIP 라운지 이용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불편 사항이 접수돼 부득이하게 업계 전반의 운영 기준에 맞춰 혜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경우 기존에도 입장 인원에 맞춰 음료·다과를 제공해 실제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통상 연간 구매금액 3000만원 이상부터 라운지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백화점 VIP 등급 이용자들은 "가장 체감되던 라운지 서비스 같은 혜택이 갈수록 줄어든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엔 비교적 낮은 등급에도 제공되던 혜택들이 점차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라운지에서 제공되는 음료나 다과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강남 A 백화점 VIP인 김 모씨는 "지난해엔 VIP라운지에서 직접 착즙한 주스를 줬는데 올해는 대용량 주스 제품을 주는 걸로 바뀌었다"며 "사소한 부분이지만 VIP 이용자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백화점 라운지는 VIP에 제공되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최근엔 VIP 혜택이 입소문을 타면서 라운지 이용권이 중고장터에서 거래되는 일도 흔히 볼 수 있다. 백화점은 부정 사용이 확인되면 제재하고 있지만 일일히 드나드는 사람들을 확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사용자들이 한 카드에 실적을 몰아줘 라운지 이용권을 공유하는 일도 흔하다.
VIP 고객들이 많아지자 백화점들은 VIP 등급을 세분화·상향 조정하며 계급 간 차등을 두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들어 기존 5000만 원 이상 '에비뉴엘 퍼플'과 1억 원 이상 '에비뉴엘 에메랄드' 사이에 8000만 원 이상 '에비뉴엘 사파이어'를 신설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기존 최고 등급인 '쟈스민 블랙'의 상위 등급으로 '쟈스민 시그니처'를 신설했다.
VIP 마케팅이 치열해지며 백화점의 VIP 매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2020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VIP 매출 비중은 각각 35%와 31% 수준이었다. 지난해엔 두 백화점이 각각 46%, 47%까지 높아졌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