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만원짜리 식세기 샀다고 집 부순 남편…반응 보니 '대반전'

입력 2026-01-20 15:50
수정 2026-01-20 16:16

중국에서 아내가 사전 동의 없이 식기세척기를 구입했다는 이유로 남편이 집 안 가구와 집기를 부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의 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리고 남편과의 갈등 상황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A씨는 겨울철 찬 수돗물로 설거지를 하는 것이 힘들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1500위안(약 31만원) 상당의 식기세척기를 구매했다. 남편은 해당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다가 설치 기사가 집에 도착한 뒤에야 구매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은 "식기세척기를 쓰면 수도세와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 우리 가정은 그럴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즉각 반품을 요구했지만, A씨는 "비싸지 않다. 이 정도 살 여유는 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후 실랑이가 이어지자 남편은 격분해 집 안 가구와 집기류를 던지고 부수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영상에는 어질러진 실내와 파손된 가구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남편의 행동에 집을 뛰쳐나와 한동안 거리를 배회한 뒤 인근 호텔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제가 잘못한 거냐. 왜 식기세척기를 못 사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남편은 설거지를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부부는 두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으며, 남편의 월급은 약 1만1000위안(약 23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편은 제가 지난해부터 몸이 안 좋아 일을 못 하는 것을 못마땅해한다"며 "가정에 상당한 빚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A씨는 다음 날 식기세척기를 반품했고, 남편은 전화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면서 부부싸움은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이 확산되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쏟아졌다.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아내가 너무 불쌍하다", "저런 남자와는 하루도 못 산다"는 비판이 이어진 반면, "외벌이 남편의 부담을 고려했어야 한다", "논의 없이 산 아내도 문제다", "가계 형편을 무시한 소비"라며 남편을 옹호하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산시성 시안의 가족법 전문 변호사 케다니는 SCMP 인터뷰에서 "모든 형태의 가정 폭력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면서도 "아내가 남편과 상의 없이 가족의 경제적 능력에 맞지 않는 물건을 구입한 점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부 모두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