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물가 우려에 10년물 금리 3.6%...20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26-01-20 14:00
수정 2026-01-21 09:54
이 기사는 01월 20일 14: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기조에서 사실상 후퇴한 데다 적자재정으로 국고채 발행량이 증가하면서 채권 매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 3년물은 3.136%, 10년물은 3.601%에 거래되고 있다. 10년물 금리가 3.6%를 넘어선 건 지난 2024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문구를 삭제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환율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부담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적자 재정 기조 속에 국고채 발행 물량이 확대된 데다 이달 들어 대규모 회사채와 공사채 발행이 예정돼 있어 채권시장이 이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5조7000억원, 순발행량은 109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면서다. 이와 함께 이달 회사채 6조원, 공사채 5조원의 물량을 소화해 내야 한다. 한전채(AAA) 2년물 발행금리는 3.110%로, 지난 2024년 12월 이후 처음 3%대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채권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반기 한국은행이 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채권형 펀드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채권형 펀드 순자산은 56조7726억원에 달했으나 지난 세 달 사이에 약 14조원이 유출돼 순자산은 42조5273억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채권시장 강세로 약 10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됐으나 3분기 금리 상승으로 상승분을 모두 내준 셈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고채와 함께 회사채, 공사채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만큼 시장에서 금리가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금리 상승을 전제로 한 보수적인 채권 운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