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타는데 車 바꾸려고요"…월요일에도 매장 '바글바글' [테슬라 공습①]

입력 2026-01-20 14:56
수정 2026-01-20 16:32

지난 19일 오전 10시15분경 테슬라코리아 서울 강남스토어. 주말이 끝난 월요일인 데다 문을 연 지 15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매장은 이미 방문객들로 붐볐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전시된 테슬라 '모델 X'를 유심히 살펴봤다.

서울 도곡동에서 왔다는 한 부부는 "지금은 벤츠를 타고 있다. 전기차는 탄 적 없지만 이번에 테슬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장 직원은 "'모델 3 스탠다드'는 주말에 문의가 많았다. 이미 1분기 물량이 완판됐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대중적인 모델은 가격에서 이점이 있고, 고가 모델은 감독형 FSD(풀셀프드라이빙)가 가능하다 보니 수요가 나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여의도스토어에서도 점심시간에 짬을 내 구경하러 온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을 방문한 한 소비자는 모델 X, '모델 Y' 등 전시 차량을 구경하면서 연신 질문을 던졌다. 매장 관계자는 "하루 계약 건수가 20건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담과 구매 문의가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 분당스토어 또한 많은 소비자가 몰렸다. 구매 상담을 위해 앉아 기다리는 소비자도 여러 팀 보일 정도였다. 매장 관계자는 "실제 구매는 주로 모델 Y와 '모델 3' 중심으로 이뤄지는 편"이라며 "FSD 옵션 구매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서 6만대 판매 육박...'유럽·중국과 대조적'
이 같은 테슬라 매장 분위기는 지난해 국내 판매량에서 드러난다. 2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는 작년 한 해 5만9893대 팔려 전년(2024년 2만9750대)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테슬라 인기는 국내 전기차 전체 판매량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전년(2024년) 대비 50.1% 증가한 22만177대가 판매됐다. 2023년, 2024년 각각 전년 대비 각각 -1.1%, -9.7% 역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수치를 뜯어보면 지난해 국내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전년 대비 112.4% 증가한 7만4728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산 모델 Y 인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테슬라가 2023년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만 미국산 대비 약 2000만원 가격을 내린 이후 테슬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만 3년간 10만 대 이상 판매했다.

유럽, 중국 등 다른 국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테슬라 점유율은 2024년 약 6%에서 지난해 말 기준 4.9%로 하락했다. 유럽 내 인도량 또한 전년(2024년) 대비 27.8% 감소했다.

테슬라는 유독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한국에서 파격적 가격 정책을 펼치며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중국산 모델3 퍼포먼스 AWD를 최대 940만원 할인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중국산인 모델Y RWD 모델은 5299만원에서 300만원 할인해 4999만원, 중국산 모델3 스탠더드 RWD는 4199만원으로 각각 책정돼 전기차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가 3000만원대 후반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기아 쏘렌토와 비슷한 크기로 화제를 모으는 중국산 모델Y L(롱휠베이스)을 국내에서 인증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에서 먼저 선보인 모델로, 기존 모델 Y 대비 내부 공간을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테슬라를 구매하고 싶었으나 비싼 가격에 시도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테슬라의 가격 정책에 마음이 움직이면서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테슬라의 인기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수진/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