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뇌졸중 주의보'…20~30대도 안심 못한다

입력 2026-01-20 16:17
수정 2026-01-20 16:18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자 뇌졸중 위험도 커졌다. 겨울철엔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60대 이상 환자가 가장 많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지만 최근 20·30대 젊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방한용품을 착용해 보온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발병 후 1년 내 사망자 비율 20% 육박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종류에 따라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분류된다. 이 중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동맥경화가 주원인이다. 여기서 나아가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는 뇌출혈은 고혈압에 의해 손상된 뇌혈관이 파열되는 뇌내출혈과 뇌혈관에 생긴 꽈리 모양의 동맥류가 터져 생기는 지주막하 출혈 등으로 나뉜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 꼽힌다.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하기 쉽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 속 혈소판에 찌꺼기가 붙고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기기 때문이다. 혈전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떨어져서 뇌혈관을 막는 순간 뇌졸중이 발생한다. 혈관이 막혀 산소 공급이 안 되며 뇌 손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동맥경화만 뇌졸중의 원인인 것은 아니다. 심방세동(심방근이 동시에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 판막증(판막이 열리고 닫히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 등 심장질환도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인자다. 심장질환이 있으면 심장 안쪽 벽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뇌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뇌졸중 발생률이 △60대 2.6배 △70대 3.3배 △80대 4.5배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뇌졸중 발생 건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3년 9만9596건이었던 뇌졸중 발생 건수는 2023년 11만3098건으로 13.6%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뇌졸중 발생률이 여성보다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80세 이상의 경우 여성의 발생 건수가 더 높았다. 발생 건수보다 더 무서운 건 치명률이다.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1년 치명률은 2023년 19.8%를 기록했다. 특히 65세 이상의 경우 뇌졸중 1년 치명률은 31.2%에 달했다. 치명률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완만하게 감소하다가 2020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골든타임이 생명 가른다
다른 질병보다도 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로 알려져 있다. 골든타임 내에 1분 1초라도 빠르게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뇌졸중을 조기 감별할 수 있는 식별법도 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우리나라에 맞게 뇌졸중을 조기 감별할 수 있도록 개발한 ‘이웃손발’ 식별법이 대표적이다. 이웃손발 식별법은 △‘이~’하고 웃기 △손들기 △발음하기를 해보는 것이다. 이런 행동 등을 하는 데에 이상이 있으면 뇌졸중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응급실로 빠르게 이송해야 한다.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가 응급실을 가면 먼저 급성 뇌경색인지 진단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된다.

또 다른 식별법으로는 얼굴(Face)·팔(Arm)·언어(Speech)·시간(Time)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약자인 ‘F·A·S·T 법칙’이 있다. 웃을 때 한쪽 얼굴만 움직이거나, 한쪽 팔에 힘이 안 들어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뇌졸중은 손상되는 뇌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증상이 위약감과 감각 이상이다. 다만 전신 위약감이나 양쪽 다리의 위약감, 양쪽 팔다리 끝의 감각 저하 등은 뇌졸중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신체 한쪽에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어지럼증, 시야 장애 등도 전조증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무석 이대서울병원 교수는 “뇌졸중은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불필요한 실외 활동을 줄이고 외출 시 따뜻한 옷과 장갑, 목도리 등으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며 “특히 뇌졸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증상 발생 직후 골든타임인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을 찾아 신속한 진단과 치료, 재활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위험요인에 계속 노출돼도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만성질환 관리와 절주, 금연, 적당한 운동은 처음 발생하는 뇌경색 예방뿐 아니라 뇌졸중 재발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