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로 알려진 현우진, 조정식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되면서 파장이 큰 가운데, 교육부에서 학교 교사들과 사교육 강사들 간 시험 문항 거래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재 규정을 마련한다.
교육부는 20일 "사교육 시장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학원 강사 및 학원 운영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이나 제재 근거를 마련하는 학원법(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원 강사나 학원 운영자가 위법 행위를 했을 때 어느 정도의 제재나 처벌이 적합한지는 구체적으로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학원법 개정안을 빨리 마련해 올해 안에 발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학원법 개정은 문항 거래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올 경우 관련자 및 학원에 대해 제대로 처벌하거나 제재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현행 학원법은 학원이 학습자 모집 시 과대·거짓 광고 등 위법 행위를 할 경우 교육감이 영업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학원이 적법하게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경우 등 여러 사항에 대해 교육감이 폐쇄까지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벌금이나 과태료 규정도 들어 있다.
하지만 시험 문항 거래와 관련한 규정은 담기지 않아 제재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이 같은 문제를 언급하며 "입시제도와 학교 내신 관리 전반에 추가적인 반칙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라"고 교육 당국에 지시했다.
강 비서실장은 "최근 교육 현장 전반에서 불법적인 시험문제 거래와 유출 등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한 사례들이 잇따라 드러나며 국민적 신뢰를 심각하게 무너뜨렸다"며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개인 비리를 넘어 교육제도 전반과 사회질서를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느꼈을 허탈감과 무력감에 대해 교육 당국 차원의 진정성 있는 성찰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달 말 검찰은 사교육 업체 관계자 및 전·현직 교사 46명을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문항을 부정하게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기소된 사람들 중에는 현우진, 조정식 등 스타 강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메가스터디 수학 강사인 현우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 3명에게 수학 문항을 제공받은 대가로 총 4억2000여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정식의 경우 2020년 12월 강의용 교재 제작 업체 소속 D에게 수업에 사용할 영어 문항을 현직 교사에게 받아줄 것을 지시했다. 이에 D는 업체를 설립해 현직 교사 2명에게 영어 문항을 제작해 주는 대가로 총 67회에 걸쳐 약 8351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 모두 혐의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현우진은 기소 사실이 알려진 후 메가스터디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문제를 거래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현우진은 "문항공모는 외부 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문항 수급 채널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교사라는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조정식도 해당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잘못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모든 것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대형 입시학원인 시대인재의 모회사 하이컨시와 강남대성학원 계열사인 강남대성연구소도 2020∼2023년 교사들과 문항을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능 모의고사와 내신 출제 문항 등을 받는 대가로 계약을 맺은 교사들에게 시대인재 측은 7억여원, 대성학원 측은 11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