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인사담당자들이 입을 모아 하소연하는 얘기가 있다. 근로감독이 한층 까다로와졌고, 회사의 소명사항에 대해서도 긴 시간을 들여 검증한다는 것이다. 시정지시의 내용도 예전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바뀌었고, “이런 법령도 있었나” 하는 세세한 내용까지 담긴다고 한다. 나이가 지긋한 노무담당자 한 분은 언제인지도 모를 그 어떤 옛날을 언급하며, 세상이 달라졌다며 MZ세대의 등장, AI 확산 등이 그 변화의 원인이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정부 입장에서는 한건 한건 접수되는 민원도 중요하지만,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만명이 근무하는 기업 단위의 근로감독을 통해 체불 등 법 위반사항이 해소되면 수많은 진정 건을 일거에 예방할 수 있다. 체불임금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감독행정의 강화는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정부는 2026년 1월 14일 근로감독 행정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현장밀착형 감독 행정 확립 △노동행정 전문가 양성 △감독행정 인프라 혁신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하여 그 세부 방안이 상세하게 포함되어 있다.
특히 현장 밀착형 감독행정은 선제적 중점 감독을 시작으로 기실시 사업장 대상 사후관리까지 현재 감독 물량(5만4000개소, 2.6%)을 2027년까지 14만개소(OECD 평균7%) 수준으로 높이고, AI기반 감독 대상 선정과 가짜3.3 노동, 안전보건 통합감독을 실현하며, 재감독의 적극적 행정과 지역단위 전담제, 감독 팀장의 권한 강화 등을 통한 감독 자체의 품질 제고 방안까지를 담고 있다. 또한 임금체불의 약 67.5%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타 부처 및 민간 전문기관 간 위임과 협업을 강화함으로써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촘촘한 예방 감독 행정 체계를 구축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근로감독관 인력을 올해까지 2천명 증원하고, 본부 및 지방관서간 연계성을 고려한 조직 강화 방안도 함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인력 확충에 그치지 않고, 근로감독관이 노동행정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력·교육 체계를 정비함으로써, 그 전문성과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그 상세한 내용도 담고 있다.
바야흐로 감독행정 혁신의 흐름에 맞춰 기업들도 노무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준법을 전제로 한 예방적 노무관리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기본적으로 기업 역시 이제는 노동관계법령의 선제적 진단과 분석, 문제해결을 적극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전문가의 육성과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작은 기업에서는 인사 업무에 총무 업무를 덤으로 하여 전문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으며, 담당자 개인의 경험과 노력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근로감독 행정의 변화는 더 이상 과태료 몇 건으로 마무리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노무관리의 중요성을 조직 차원에서 인식하고, 기업 역시 전문적인 담당자를 육성하고 체계적인 관리 구조를 갖춰 나가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감독행정이 다양한 사례와 방식을 매뉴얼화하고, 이를 통해 일원화되고 체계화된 방식의 감독을 통한 신뢰와 전문성을 담보하는 만큼 기업 역시 구성원들의 신뢰 형성과 고충 해소, 법령 준수의 관점에서 자체적인 노무관리 체계를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담당자의 교체나 팀장, 임원의 개인적 성향과 판단에 따라 내부 노무관리의 방향이 크게 바뀌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과거부터 이어온 최소한의 노무관리 조차 중요하지 않다는 오해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인사·노무 담당 부서가 노무관리를 전담하고 있더라도, 실제로 이를 실행하고 적용하며 문제 해결의 최전선에서 근로자와 마주하는 것은 현장의 관리자와 담당자들이며, 현장관리자와 담당자들 역시 노무관리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매뉴얼화된 기준과 일관된 적용, 그리고 그에 대한 준수가 중요하다.
디지털 기반의 노무관리는 이제 감독행정 혁신에 발맞추는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에서 점차 보편적인 관리 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 차원에서 생성형 AI 시스템을 도입해 내부 업무의 효율화와 관리를 도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노무관리 영역에서도 법령, 판례, 사내 기준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의 디지털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일관된 기준과 기록을 유지함으로써 분쟁을 예방하고 감독 대응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근로감독이 깐깐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로감독 행정이 선진화되고 있습니다. 고용관계에 관한 법령 하나하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회사도 근로자도 서로에게 적용되는 법령을 지키고 제대로 적용해 나가는 인식과 관리의 선진화가 필요합니다.” 어느 근로감독관의 말이다. 이 말이 2026년도 보편화된 우리 노동사회의 노무관리 기준이 되길 기대해 본다.
기세환 태광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