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9일 16: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과 BNK투자증권이 모처럼 기업공개(IPO) 시장 실적 쌓기에 나섰다. IPO 실적 공백과 트랙레코드 부족이라는 약점을 동시에 안고 있는 두 증권사로서는 의미가 적지 않은 거래가 될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BNK투자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파워큐브세미의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다.
파워큐브세미는 2013년 설립된 전력반도체 전문기업이다. 실리콘(Si), 실리콘카바이드(SiC), 산화갈륨(Ga₂O₃) 등 세 가지 전력반도체 소재 기술을 모두 자체 보유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딜은 BNK투자증권 입장에서 특히 상징성이 크다. BNK투자증권이 IPO 시장에서 대표주관을 맡은 것은 스팩 상장을 제외하면 이번이 사상 첫 사례다.
그동안 BNK투자증권은 2010년대 IPO 시장에서 공동주관이나 인수회사로만 참여했다. 2022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를 겪은 뒤 스팩(SPAC) 상장을 시작해 1·2·3호 스팩을 연이어 상장시키며 IPO 시장의 기반을 다졌다.
2024년 초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전통 IB 강화 전략을 내세우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삼성증권에서 IPO팀장 등을 지낸 김준한 기업금융본부장을 영입했다.
지난해 말 비엔케이제2호스팩과 보원케미칼의 합병 상장 심사를 통과시키며 첫 IPO 트랙레코드를 확보를 눈앞에 둬다. 이번 파워큐브세미 딜을 통해 대표주관 실적까지 쌓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증권 역시 이번 거래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IPO와 유상증자 대표주관은 물론 공동주관 실적도 한 건도 올리지 못했다. 대표주관을 맡았던 바이오 기업 세레신이 상장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거래가 무산된 이후 추가 딜을 이어가지 못했다.
과거에는 중위권 ECM 하우스로 분류됐다. 그러나 2024년 해외 부동산 리스크가 불거지며 전사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가 강화됐고, 변동성이 큰 ECM 딜에 대한 내부 판단이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조직개편과 인력 이탈이 겹치며 실적 공백이 길어졌다.
IB업계에서는 이번 파워큐브세미 딜을 두 증권사의 시험대로 보고 있다. 대표주관 실적이 끊긴 증권사일수록 첫 IPO 주관의 성패가 이후 발행사 영업과 투자자 신뢰 회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은 단발성 실적보다 트랙레코드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이번 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하나증권과 BNK투자증권 모두 다음 IPO 주관을 확보하는 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