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커버 스토리 - K-택소노미 확대, 녹색금융 속도 낸다
K-택소노미에 따른 녹색금융 사례② 이은하 신한은행 SDGs기획실 부장
- 녹색금융(녹색채권) 취급 실적이 궁금하다.
“신한은행은 2022년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녹색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녹색채권 이차보전 금융사로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환경부 ‘한국형 녹색채권 활성화 이차보전 사업’에 3년 연속 참여해 누적 6000억 원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녹색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재생에너지, 무공해 차량 전환, 친환경 설비투자 등 온실가스 감축 효과 검증이 가능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원해 녹색산업 육성을 촉진하고, 실질적 환경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엄격한 적격성 검토와 사후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지원받는 이차보전 금액을 중소기업의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녹색여신 금리 우대에 활용함으로써 녹색채권 발행 → 이차보전 지원 → 녹색대출 및 투자 확대라는 녹색자금의 선순환을 구축했다.”
- 실제로 K-택소노미 적합성으로 저금리 자금을 조달받은 사례는.
“작년에 지원한 한 업체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유화장치 설계 및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VC(Venture Capital) 투자를 받는 초기 기업이었다. 아직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상환 등이 일반적 업체보다는 수월하지 않다 보니 기존 주거래 은행에서 심사를 거절당한 업체였다. 아무래도 업력, 재무건전성, 상환 능력 등 일반적 심사의 조건만 본다면 쉽지 않은 사례였다. 하지만 기술력 및 향후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전제로 지자체 등 공공 인프라 사업모델의 가능성(사업성)을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녹색여신을 위한 정책자금으로 신청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결과적으로 업체는 산업단지공단 탄소중립 전환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금리가 매우 낮은 녹색여신으로 자금을 조달받게 되어 금융 비용에 대한 절감 효과를 얻게 되었다. 또 최근 VC 투자도 수월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한은행이라는 제1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는 결과에 매우 만족했다.”
- 영업점과 심사 부서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
“해당 여신을 최종적으로 승인받는 것까지는 영업점과 심사 부서의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었다. 해당 업체를 담당한 영업점 직원은 ‘만약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과연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녹색여신이라는 다소 생소한 여신을 치밀하게 학습하고 최종 결과물까지 만들어내면서 업체의 만족은 매우 컸고, 영업점에서의 보람도 컸다. 초기 기업으로서 당면한 제1금융권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해당 영업점과 담당 직원이 유관 본부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녹색금융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의 해결책을 만들었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를 통해 앞으로는 많은 기업과 금융권에서 녹색여신이 활성화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K-택소노미 적합성에서 은행이 보기에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인가?
“K-택소노미 적합성은 신한은행에서 여신을 심사할 때 녹색여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리고 그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금의 용도다. 따라서 심사할 때 기업 규모를 판단 기준으로 두지 않고 자금 용도가 적합한지를 심사해 판단한다. 자금 용도가 K-택소노미 적합성이 명확하고 증빙이 충분한 경우 녹색여신으로 인정받아 금리에 대해 우대 적용하고 있다. 다만 여신의 실제 심사에서는 자금 용도 적합성 외에도 일반적으로 여신 승인에 필요한 다양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에 최종 심사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프로젝트의 환경성과와 적합성은 물론 재무 상태, 현금흐름, 리스크, 자금 집행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 K-택소노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정량적 근거가 부족한 경우 부득이 녹색여신으로 인정받기 어려워 일반 대출로 전환되는 사례도 있다.”
- 녹색여신 신청 시 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무엇이며, 은행은 이를 어떻게 돕고 있나.
“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정량적 환경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데이터를 별도로 축적·관리하는 체계가 아직은 충분히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 보니, 업체에서 직접 관련 자료를 준비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한은행은 2022년 시중은행 최초로 ESG 컨설팅 전담 부서를 신설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ESG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ESG컨설팅팀은 업체를 직접 찾아가는 전문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ESG 진단 및 온실가스배출량 산정, 맞춤형 교육과 자문 등을 통해 기업이 녹색전환 요건을 보다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ESG 자체 진단 시스템도 운영해 업체로 하여금 데이터에 기반한 ESG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 돈을 빌린 후 환경성과를 보고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
“사후에 환경성과를 보고할 때는 녹색여신으로 조달한 자금이 실제로 녹색경제 활동에만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환경성과를 수치로만 제시하기보다는 자금 사용과 환경적 성과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명확히 확인되어야 한다. 처음에 녹색여신을 심사하는 것만큼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녹색여신의 취지와 역할에 따라 적합하게 자금이 사용되고 실질적인 환경적 성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금 집행 후에도 자금 사용에 대한 자료 증빙과 성과에 대한 산정 근거를 함께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결성이 확보되어야 그린워싱을 방지하고 녹색여신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유지될 수 있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