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없는' 이혜훈 청문회, 여야 '자료 부실'공방에 오전 파행

입력 2026-01-19 14:08
수정 2026-01-19 17:39

여야가 19일 오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두고 자료 제출 부실 논란으로 충돌했다.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고 양당 간사는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와 관련해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혜훈 장관 후보자는 이날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다 제출했고, 더 낼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겠다"며 "청문회가 열려 국민들 앞에 소상히 소명할 기회를 갖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열린 이혜훈 장관 청문회에선 본격적인 청문회가 열리기 전 이혜훈 장관 후보자 없이 여야 간 의사진행 발언만 이어졌다. 특히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청문회가 열리기 전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단 청문회를 열어 검증부터 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공방이 계속됐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박수영 국민의힘 간사는 "이 후보자가 의혹을 제기한 국회의원을 고발해야 한다고 해서 청문회를 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자료를 냈는데 생색내기 자료였다. 증여세는 누가 냈는지 자료를 요구했는데 안 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은 "과거 장관 청문회를 받아 본 사람으로서 보통 의원들 요구 대비 자료 제출 비중은 65%는 맞추는 것이 관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은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의원들 요구의 2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강선우 의원 같은 경우에 갑질 정도만 가지고 바로 낙마했는데, 지금은 온갖 문제들이 더 많다"라고도 했다. 이날 개혁신당도 국민의힘과 공조를 맞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이렇게 국민적인 의혹이 많은 후보에 대해 허술한 자료로 그냥 면죄부를 주는 청문회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그냥 하루만 버티면 된다', '자료 안 내고 버티겠다 ' 등 식의 형태로 청문회가 희화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혜훈 후보자가 지난 15일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에 대해 수사 의뢰하는 방침으로 결정 났다고 하면서 저랑 언론인들을 겁박했다"며 비판했다.

반면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저히 제출할 수 없는 개인정보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며 "자료가 필요하다면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추가적으로 요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도 "완벽한 자료 제출은 아니었지만, 일단 청문회를 열어 국민적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따지자"고 주장했다. 안도걸 의원도 "여러가지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문제와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 어느 정도 자료가 제출됐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입장과 소명"이라며 "그걸 들어보고 나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국회에서 추가 자료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 후보자의 태도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차 의원은 "후보자가 청문위원에 대해 고발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민주당이 좀 더 노력해서 이 후보자의 자료를 받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겨울에 눈이 갑자기 내렸을 때 안전하게 차량 운행이 가능하게끔 눈 다 치워주는 제설기"라고 비유했다. 자녀 성장 과정에서 재산 증식과 취업에 있어서 이 후보자가 '제설기'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후보자와 가족들의 증권사 계좌 거래 내역 및 컨설팅 계약 내용,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서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임의자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 개최가 어려워진 배경에 대해 "검증하겠다는 의원을 후보자가 고발하겠다고 하는 것 때문"이라며 "청문회 개최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료 제출 문제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편 국회에서 청문회에 앞서 대기하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자료 제출 미비 평가에 대해 "갖고 있거나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건 다 제출했다"며 "의원들 요구 자료의 75%는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자료 요구에 대해선 "최대한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대규/정상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