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 날리는 법원경매 함정: 보증금 몰수 사례에서 배우는 교훈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입력 2026-01-20 11:00
[배준형의 밸류업 경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최근 법원경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초보 투자자는 물론 베테랑 투자자들조차 자칫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을 법원에 몰수당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입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재매각 사건의 함정’과, 그 핵심 원인인 ‘권리분석의 오류’를 심도 있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1. 최고가매수신고인은 왜 거액의 보증금을 포기했을까?

민사집행법에 따른 법원경매 절차에서 낙찰자(최고가매수신고인)가 대금지급기한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법원은 직권으로 다시 매각기일을 지정합니다.

이를 ‘재매각’ 사건이라 합니다.

재매각 단계에서는 무분별한 입찰을 방지하고 매각 절차의 지연을 막기 위해, 통상 최저매각가격의 10%였던 입찰보증금을 20~30%로 상향하는 ‘특별매각조건’이 적용됩니다.

그렇다면 낙찰자는 왜 거액의 보증금 몰수를 감수하면서까지 잔금 납부를 포기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경제적 실익의 상실 및 수익성 판단 착오
꼬마빌딩이나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매입 이후 리모델링, 공간 기획, 나아가 신축을 통한 ‘밸류업(Value-up)’ 비용과 금융 조달 비용을 사전에 정밀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그러나 과열된 경쟁으로 낙찰가가 내재가치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향후 기대 수익률은 급격히 하락하고 대출 한도마저 축소되어 결국 보증금을 포기하는 뼈아픈 ‘손절’을 선택하게 됩니다.

재개발 구역 내 물건 역시 권리가액 대비 과도한 프리미엄을 얹어 낙찰받았다가, 뒤늦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2) 권리분석의 치명적 오류(보이지 않는 우발부채)
낙찰대금 외에 입찰자가 별도로 책임져야 하는 ‘인수주의’ 권리를 간과한 경우입니다.

유치권, 법정지상권, 가등기, 또는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은 ‘숨은 채무’가 되어 자산 가치를 훼손하는 치명적인 함정이 됩니다.



2. 현장 조사, ‘권리가액’과 ‘시세’의 간극을 줄이는 법

특히 재개발 지역이나 꼬마빌딩 경매에 참여할 때는 단순히 감정평가액만 믿어서는 안 됩니다.
해당 지역에서 오래 영업한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조합원 권리가액(종전자산가치)과 프리미엄 형성 수준, 나아가 인근 상업용 부동산의 실거래가와 임대수익률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인근의 유사한 대지 지분이나 전용면적을 가진 매물과의 비교 분석 등 철저한 현장 조사가 선행되지 않으면, 입찰가 산정 단계에서부터 실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3. 세 번이나 미납된 사건의 비밀: 2012타경5005의 교훈

서울동부지방법원의 한 경매 사건(2012타경5005)은 권리분석 실수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물건은 무려 세 차례나 낙찰자가 대금을 미납했고, 결국 감정가의 3분의 1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한 후에야 새로운 주인을 찾았습니다.

그 원인은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인수’ 문제였습니다.
서류상 임차인은 근저당권보다 전입신고가 빠른,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찰자들은 왜 이 명백한 사실을 놓친 채 반복적으로 입찰했을까요?

문제는 임차인이 ‘배당신청’을 했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임차인이 경매 배당금으로 보증금을 회수하는 것처럼 보여, 낙찰자가 인수할 금액이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함정은 바로 ‘배당요구종기일’이었습니다.

해당 임차인은 법원이 정한 배당요구종기일이 지난 후에야 배당을 신청했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경매 배당금도 단 한 푼도 받지 못합니다.
결국 임차인의 보증금 전액은 낙찰자가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인수 채무’가 된 것입니다.

이를 간과한 낙찰자들은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하느니, 차라리 입찰보증금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실수를 예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입찰 전 ‘매각물건명세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1. 임차인의 대항력 여부를 우선 확인하십시오.
2. 임차인의 배당요구 신청일이 배당요구종기일 이내인지 반드시 대조하십시오.
3. 낙찰 후에도 소멸되지 않는 권리가 비고란에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이처럼 법원경매에서는 ‘싸게 사는 것’보다 ‘안전하게 사는 것’이 우선입니다.

철저한 권리분석과 현장 조사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여러분의 자산은 진정한 밸류업(Value-up)을 이룰 수 있습니다.

문의: landvalueup@hankyung.com / 02-3277-9856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landvalueu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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