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금리 못 참아"…15,870,000,000,000,000원 뭉칫돈 대이동 [차이나 워치]

입력 2026-01-19 10:26
수정 2026-01-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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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중국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빠르게 '0%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 금융 소비자들의 뭉칫돈이 대거 움직일 조짐이다. 1년 미만 예금, 연 1% 밑돌아 19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주요 은행의 만기가 1년 미만인 예금상품의 금리는 이미 연 1% 밑으로 떨어졌다. 3년 만기 예금상품 금리도 대부분 연 2%를 밑돌고 있다.

아울러 예금상품 만기는 단순화돼 5년 만기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일부 상품의 경우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위안(약 2억1000만원) 수준까지 높아졌다.


예금 금리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약 75조위안(약 1경5870조원) 규모의 예금상품이 만기를 맞는다. 다수의 금융 소비자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기 보다는 예금상품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찾는 '예금 대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금 무더기 이탈 압력에 직면한 은행들은 '예금 사수전'에 돌입했다. 일부 은행은 단계적으로 금리를 연 2% 안팎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자금 유치에 나섰다. 다른 금융사들은 사전 알림 시스템, 고객별 맞춤 전략, 자산 증대 이벤트 등 정교한 서비스 경쟁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단기화, 고액, 저금리 특징 부각 중국 예금시장의 특징은 최근 뚜렷해지고 있다. 단기화, 고액, 저금리다. 예년과 비교해 대부분 은행이 1년 미만 예금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은행은 6개월·1년·2년·3년 만기 상품을 판매 중이며, 건설은행은 1년 이하 상품만 선택 가능하다.

또 다수 은행이 여전히 20만위안을 기본 가입금액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문턱은 높아지는 추세다. 공상은행의 연 1.55%, 3년 만기 예금상품은 100만위안 이상이 가입 조건이다. 이미 판매 완료됐다. 농업은행의 예금상품은 최소 가입 금액이 500만위안에 달한다.



금리 수준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대형은행 중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의 1개월, 3개월 예금상품 금리는 모두 연 0.9%다. 과거 ‘고금리 지대’로 여겨졌던 중소 은행의 금리 경쟁력도 사라지고 있다. 은행 간 자금 이동 확산 예금 만기가 집중되면서 '타행 재예치’가 보편적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일재경은 "예금 금리가 계속 낮아지는데 막대한 만기 자금이 몰려오면서 자금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며 "다수 예금자들은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기보다 대형은행에서 중소은행으로 옮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전의 예금자인 리웨이씨는 "중소 은행 예금상품 금리가 대형 은행보다 소폭 높다"며 "만기 예금 자금을 소형 은행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30만위안을 3년 예치하면 대형 은행은 금리 연 1.65%로 이자 1만4850위안, 소형 은행은 연 1.85%로 1800위안을 더 받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은행업계에선 올해 만기 예금의 20~60%가 재예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식으로 금융 소비자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농업은행과 공상은행은 자산 증대 이벤트를, 일부 지방 은행은 만기 사전 알림과 1 대 1 전문가 맞춤 전략을 도입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업무 초점이 단순 판매에서 고객 관계 유지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